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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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으로 인한 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배려하는 훈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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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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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유리코의 새엄마인 오토미는 33년 동안 그녀를 지켜봐주다가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아내를 잃은 료헤이는 오토미에게 모질게 말했던 것을 후회하며 자신의 끼니 챙기는 것을 관두려 한다. 그 순간, 열아홉 살의 노랑머리 여자애 이모토가 49일 간 집안일과 료헤이의 밥을 챙겨달라는오토미의 부탁을 받았다며 그의 집을 방문한다. 또한 창백한 안색으로 친정에서 돌아온 딸 유리코는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선언하고, 눈물을 흘리며 집에 머물겠다고 말한다.


"리본 하우스의 리본(reborn)은 영어로 재생,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라는데, 나는요, 선생님과 그 카드를 만나면서 분명히 변했어요. 지금은 어떻게 먹어야 몸에 좋은지 알고 요리와 청소도 할 줄 알고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요. 가지고 있는 카드가 많아지니까 나에게 자긍심도 생겼어요. 제법이야, 나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런 것도 알아, 하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p.78중에서


료헤이와 유리코는 생활 속에서 오토미의 빈자리를 느끼고, 생전에 잘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이모토에 이어 힘 쓸 사람이 필요하다는 료헤이의 말에 하루미가 나타나는데, 그 또한 오토미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49일의 레시피>를 보면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책을 읽는내내 죽는다는 건 누구나 다 겪게 될 일인데, 자신의 죽음으로 인한 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또 생에 맺었던 인연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오토미'라는 인물을 떠올렸다. 세상 어딘가에 오토미를 닮은 인물들이 있을 것 같은데, 나 역시 그런 죽음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은 가족들에게 슬픔보다 위로와 배려를 남기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 따뜻한 감정과 필요한 지식을 남겨줄 수 있는 사람말이다. 사실 엄마로서도 친구로서도 잔뜩 나태해져있는 중이었는데, 내가 떠나고 난 뒤에도 사랑을 남기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아서 부담없이 읽히고, 마음 또한 따뜻해진다.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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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찍지 마세요 마음을 꿈꾸다 8
탐신 윈터 지음, 이은숙 옮김 / 꿈꾸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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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주인공 에바는 태어날 때부터 유튜브이다. 엄마, 아빠는 임신 준비 기간부터 에바의 탄생, 유아기, 청소년기를 촬영 중인데 사춘기가 온 에바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찍으려는 부모님이 부담스럽기만하다. 또 알피 스티븐스와 그 일당은 영상에 담긴 에바의 굴욕적인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 일부를 틱톡에 올리고, 그녀를 놀리기 시작한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부모님은 '에바에 관한 모든 것'이 나한테는 재앙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두 분은 내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며, 진짜 세상에서도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잊어버리는 나쁜 습관이 있다. 내 삶의 CEO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은 진작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 삶을 되찾아 올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P.21-22 중에서.

어느날 에바는 생리를 시작하고, 엄마는 축하와 더불어 브이로그 촬영을 제안하지만 그녀는 구독자들에게 자신의 사생활이 알려지는게 싫다는 말을 한다. 엄마는 촬영하지 않겠노라 약속했지만 결국, "우리 꼬맹이가 여자가 됐어요!"라는 말과 함께 온 세상에 에바의 생리를 발표하고 만다. 에바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데......

언제부턴가 퇴근 후에 엎드려서 유트브 브이로그나 영상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여가 시간이 생길 때면 라디오나 티비를 켰는데 지금은 유튜브를 켜고 있다. 평소 관심있던 분야의 영상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넋을 놓고 보게 되는 것이다. <나를 찍지 마세요>는 브이로그 찍기에 과열되어 있는 엄마, 아빠가 에바의 마음과는 무관하게 영상을 찍고, 불특정 대다수에게 일상을 노출하면서 진짜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또한 블로그를 통해서 제품을 협찬받고, 장소를 제공받는 경우도 있지만 내 모든 생활을 알리고 싶지는 않다. 에바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너도 나도 영상 찍기에 집중하고 있는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에바의 말처럼 우리는 현실에서의 삶을 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오늘을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소재에 관한 이야기여서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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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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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는 책소개를 보자마자 어린시절에 동생과 함께 이불 뒤집어 쓰고 봤던 '이야기 속으로'라는 TV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프로그램이 방영되던 날이면 부모님 눈치를 보면서도 잘 시간을 넘겨서 보곤 했는데, 시청자들이 제보한 사연을 바탕으로 재연한 귀신 이야기가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방송국 작가도 탐내는 공포사연들'이 궁금해서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를 받자마자 빠른 속도로 읽었던 것 같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0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헬스장, 시골, 반지하, MT, 학교, 낚시, 집, 폐가, 편의점, 책방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소재와 관련된 귀신이야기라서 더욱 흥미로웠다.

꽤 인상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시골에서 겪은 일'인데,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해보려 한다. 이 이야기는 제보자가 고등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 선생님이 직접 겪은 일이라고 한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1980년대의 시골 마을인 외할머니댁에 놀러 갔다가 도랑에 나가서 다슬기를 잡던 중, 두세 살쯤 많아보이는 여자 아이를 만났다. 선생님과 같이 다슬기를 잡으며 놀던 아이는 누나였고, 이름이 '순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을에 순이라는 아이는 없었고, 어른들은 순이를 본 적도 없었다. 그러던 중, 한밤 중에 할머니가 닭의 모가지를 잘라서 흐르는 닭 피를 마당에 뿌리며 '그만 찾아오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선생님의 아버지가 나서서 할머니를 끌고 들어오시면서 상황이 일단락 되었다. 할머니의 치매로 인한 해프닝이라 생각하며 어수선한 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선생님은 어른들 앞에서 자신을 아는 척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이 누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 누나는 선생님을 집 앞 저수지로 데려가고, 할머니가 큰소리로 욕을 내지르며 달려오는데......

사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어린시절부터 공포나 스릴러를 즐겨 읽고 보던 나에겐 이제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그리 많지는 않다. 책에 실린 길지 않은 이야기들은 부담없이 읽기 좋았고, 초등학교 시절 자주 읽었던 공포특급 시리즈들을 떠오르게 했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라서 흥미로웠고, 긴장감을 더하는 부분은 또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나를 닮아서 공포이야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책을 보자마자 완독하며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도 내겐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귀신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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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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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제주도 깊은 곳, 인간은 헤아릴 수 없는 섧고 서늘한 기척들"


호러와 제주의 만남이라니. 제목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일곱 명의 작가가 제주를 무대로 일곱 편의 이야기를 <고딕 X 호러 X 제주>에 실고 있다. 


<말해줍서>는 4.3 사건을 배경으로 비통에 빠진 4월의 제주를 재연한다. 외조모상 이후, 섬을 떠나 육지에서 한번도 돌아온 적 없었던 수연은 자신이 하고 있는 방송 일로 인해 제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싣게 된다. 선착장에서 일행을 잃어버린 수연은 자그만 여자 아이를 만나고, 아이가 알려준 대로 어른들이 있다는 빌레못 동굴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너희 서 있는 사람들>에서는 36세의 사립 탐정인 박경원과 조수 나기은이 사건을 의뢰 받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시댁에 빼앗긴 어린 아이를 되찾아달라는 사건이었는데, 경원과 기은은 미신을 과신하며 제주에서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의뢰인의 시댁으로 향하게 된다. 그들이 향한 곳은 한경면 차귀도라 불리는 제주 최서단에 위치한 섬으로 1970년에 이미 무인도가 되었다고 검색되는 곳이다. 핸드폰 신호도 잡히지 않고, 7월의 바닷물이라고 하기엔 유독 차가운 그곳에서는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외에도 <청년 영매_모슬포의 적산가옥>, <구름 위에서 내려온 것>, <등대지기>, <라하밈>, <곶> 등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제주의 지명과 제주의 방언, 제주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앤솔러지 작품답게 참신하고, 독특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사실 읽으면서 난해한 이야기도 있었고, 급하게 끝나버리는 결말로 매듭지어진 작품은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훗날 제주를 여행하면서 책 속에 나왔던 지명의 장소를 찾거나 설화를 듣게 된다면 반가울 것 같기도 하고, 책 속의 이야기들이 다시 한번 상기될 것 같다. 또한 미스터리, 호러라는 장르답게 계속해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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