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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는 책소개를 보자마자 어린시절에 동생과 함께 이불 뒤집어 쓰고 봤던 '이야기 속으로'라는 TV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프로그램이 방영되던 날이면 부모님 눈치를 보면서도 잘 시간을 넘겨서 보곤 했는데, 시청자들이 제보한 사연을 바탕으로 재연한 귀신 이야기가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방송국 작가도 탐내는 공포사연들'이 궁금해서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를 받자마자 빠른 속도로 읽었던 것 같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0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헬스장, 시골, 반지하, MT, 학교, 낚시, 집, 폐가, 편의점, 책방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소재와 관련된 귀신이야기라서 더욱 흥미로웠다.
꽤 인상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시골에서 겪은 일'인데,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해보려 한다. 이 이야기는 제보자가 고등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 선생님이 직접 겪은 일이라고 한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1980년대의 시골 마을인 외할머니댁에 놀러 갔다가 도랑에 나가서 다슬기를 잡던 중, 두세 살쯤 많아보이는 여자 아이를 만났다. 선생님과 같이 다슬기를 잡으며 놀던 아이는 누나였고, 이름이 '순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을에 순이라는 아이는 없었고, 어른들은 순이를 본 적도 없었다. 그러던 중, 한밤 중에 할머니가 닭의 모가지를 잘라서 흐르는 닭 피를 마당에 뿌리며 '그만 찾아오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선생님의 아버지가 나서서 할머니를 끌고 들어오시면서 상황이 일단락 되었다. 할머니의 치매로 인한 해프닝이라 생각하며 어수선한 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선생님은 어른들 앞에서 자신을 아는 척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이 누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 누나는 선생님을 집 앞 저수지로 데려가고, 할머니가 큰소리로 욕을 내지르며 달려오는데......
사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어린시절부터 공포나 스릴러를 즐겨 읽고 보던 나에겐 이제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그리 많지는 않다. 책에 실린 길지 않은 이야기들은 부담없이 읽기 좋았고, 초등학교 시절 자주 읽었던 공포특급 시리즈들을 떠오르게 했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라서 흥미로웠고, 긴장감을 더하는 부분은 또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나를 닮아서 공포이야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책을 보자마자 완독하며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도 내겐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귀신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