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나는... 평일에는 일이 많아서 야근이 잦은 편이라 잠이 늦고, 금요일부터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저 놀고 싶어서 잠을 포기하고 한밤 중에 나만의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처음에는 버틸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생체리듬이 깨진 탓인지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푹 자지 못 하고, 구내염을 달고 살며 최근에는 눈밑 떨림이 생겨서 마그네슘을 챙겨 먹고 있다. 몸에 좋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내몸 혹사시키기'가 지속되었고, 지금에서야 위기감을 느낀다. '아, 이대로는 진짜 안 되겠구나.'라고.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광합성 인간>이 눈에 띄었다.
저자는 일주기 리듬의 교란이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의 생리와 행동은 주기에 따라 움직이도록 진화해왔는데 그 규칙성은 모든 생명체의 삶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를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는 가로등 불빛, 스마트폰 화면, 교대 근무 등 밤의 과도한 빛으로 인해 우리의 일주기 리듬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탄도 미사일을 보관하던 격납고를 개조한 숙소에서 열흘간 머물면서 몸의 리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 보이는 모든 시계를 가린채 지하에 머물며 하루 루틴과 기분, 허기, 각성도, 협응력, 인지 능력의 변화를 기록하고, 신체의 생리적 리듬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한다. 태양과 시계를 피한 벙커 안에서의 실험은 중반부터 몸의 리듬이 꼬이기 시작한다. 저자는 기분이 가라앉고 답답함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며 갑자기 덥다거나 춥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실험 6일차쯤부터는 몸 상태가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이 실험은 어쩌면 너무 뻔한 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일주기 리듬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며 빛 부족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일주기 리듬에 대한 조언은 인상깊었다. 살도 찌고, 생체 리듬이 꼬여서 힘들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 책에서 제시한 실험, 가설, 혹은 실험 중인 이야기들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건강은 한 번 잃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난데... 나는 나를 너무 가혹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일주기 리듬을 찾아서 몸의 리듬을 지키며 사는 삶에 대해 연구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