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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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녀를 지키다>는 2023 공쿠르상 수상작으로 책 표지 글귀부터 시선이 이끌렸던 것 같다. 수도원 지하에 숨겨진 조각상의 가슴 아픈 비밀이라니. 컨디션이 안 좋은 탓인지 기대와는 다르게 초반에 몰입이 안 되어서 혼났던 작품이다. 게다가 두꺼운 책 두께는 부담스럽기까지...... 책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당시의 나의 상태나 마음가짐 그리고 환경에 따라 참으로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낭독하기로 했다! 소리내서라도 읽어보자고.

소설은 주인공 미켈란젤로 비탈리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석공인 남편이 일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아이가 미켈란젤로처럼 훌륭한 조각가가 되길 소망하지만 아이는 왜소증으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난쟁이라며 무시받는 삶을 살게 된다. 이탈리아인이지만 프랑스에서 일을 하던 부모 밑에서 자라며 온갖 놀림과 조롱을 겪으며 살던 미모에겐 전쟁으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또 한번의 불행이 닥치고, 동생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는 힘에 부쳐 결국 이탈리아북부에 있는 '피에트라달바'의 조각가 알베르토에게 미모를 맡긴 뒤, 다시 오겠다는 약속만 남긴 채 떠나게 된다. 낯선 곳에서 미모는 알베르토의 폭력을 견디며 도제로 일하고, 굶주림을 견디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이탈리아 명문가 오르시니 가문의 대저택으로 일을 하러 갔다가 소녀 비올라를 만난다. 사회적인 차이로 인해 어울리는 것 조차 쉽지 않았던 그들은 무덤가에서 은밀하게, 지속으로 만나 대화를 나눈다. 하늘을 날고 싶은 비올라와 위대한 조각가가 되고 싶었던 미모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기로 하는데......


소설을 읽은 뒤엔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피에타 사진을 한참 들여다봤던 것 같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평소엔 그림이나 조각상에 크게 관심이 없다가 이야기가 입혀진 작품들을 살피자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비록, 처음 몰입은 힘들었지만 인물들의 캐릭터가 확실해지자 은밀하게 전해져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들어서 꽤 흥미로웠다. 이탈리아의 수도원, 사크라 디 산미켈레에 지하에는 잠금 장치 뒤에 잠들어있는 조각상의 비밀은 애처롭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련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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