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하고 천박하게 둘이서 1
김사월.이훤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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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고상하고 천박하게>는 뮤지션 김사월과 시인인 이훤이 2023년부터 일년 간 주고 받은 편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당시에 하고 있는 생각들을 나누는데... 처음에는 친분없고, 맥락없는 글들을 이해하려니 조금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가니, 사월이 뮤지션으로서 가사를 쓰다가 드는 생각, 사랑,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가치를 담아낸 글들이 가득하다. 또 이훤의 사진 작업에 대한 이야기, 소통에 대한 생각, 사진이야기 등 마치 한 편의 작품같은 그들이 생각이 머물렀던 소재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몇 해 전까지는 누가 강제로 자신의 삶을 멈춰 주면 좋겠다고. 뜻밖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 버리면 지난하고 수고스러운 삶을 그만 살아도 될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던 훤, 훤은 슬아를 만나면서 사는 게 좋아짐을 느낀다.


바로 그 한 사람의 구조와 질서를 잘 배우고 싶어 시간을 바치는 게 사랑일 텐데. 그 과정 동안 일어나는 변화가 신기해. 서로의 언어를 닮고 놀리고 또 뒤집기도 한다는 게. 연인뿐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그런 침범을 하지. 바라지 않을 때도 그런 일은 일어나고. 얄팍한 어른들을 향한 복수심과 불만족이 만든 에너지로 네가 너무 잘 산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근데 슬픔을 팔아서 받은 것들로 행복해도 된다.

p.26 중에서


노래 속 가사 같은 글귀들을 보고 있자니. 나는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들을 생각하며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곁에서 관찰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전부 공감가는 글은 아니었지만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글로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김사월과 이훤, 그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글 친구가 되어주는 걸 보며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엔 나도 누군가와 글로 소통할 때가 있었는데......' 삶에 대한 고민과 사유를 함께하며 나누고 싶은 글벗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고상하고 천박하게>를 읽었다. 조금 급하게 읽은 감이 있는데, 마음의 여유가 있는 날이 되면 그들이 나눈 글 대화를 조금 더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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