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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천일괴담
왓섭!.베베 지음 / 북오션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구독자 25만 공포 유튜버 "왓섭!"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표지 글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포물은 영상을 보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 보다 책으로 읽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외적인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공포보다 내 스스로가 생각하고, 상상해서 만들어내는 공포가 더욱 무섭게 느껴지기때문이다. <조선천일괴담>은 세종의 이복 동생이며 귀안을 가진 이현, 이현을 따르는 봉이, 이현의 형님이자 조선의 왕 세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세종은 이현을 직계 금관으로 명하여 그동안 죽음이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사건을 은밀히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는 빼곡히 놓인 상소문을 들고, 궁을 나선다.
벌레들이 한 데 모여 두개골 모양을 띠고 있는 인로골설, 자신이 있는 곳으로 남자를 홀리는 해골귀신, 이현에게 각인된 도채비 소하, 독약인 비상 밀매 거래 현장에서 한 때는 수호신이었지만 악령이 되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그슨대, 태자귀 세타니, 구미호를 비롯하여 옛 괴담 속에 존재하는 요괴들이 여럿 등장한다. <조선천일괴담>에서는 요괴의 등장이 공포스럽기보다는 요괴로 인한 미제 사건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이현과 봉이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의지대로 추리가 불가능하지만 제대로 몰입되는 추리물을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고, 조선시대 세종이 살았던 때를 배경으로 설정하여 익숙하면서도 신선했다. 장르물은 난해하거나 공감이 되지 않는 작품도 꽤 많은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하나의 미제사건과 그 사건과 연루된 요괴가 등장한다. 마치 '명탐정소년 코난'이나 '신비아파트',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구성과 어릴 때 즐겨봤던 '전설의 고향'이나 '한국옛괴담'에서 많이 접했던 친숙한 요괴들의 등장을 보고 있자니 나로써는 옛날이야기 한편을 듣는듯한 기분이 느껴져서 괜히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올라서 반갑기까지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