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가의 첫 힐링소설이라는 표지 글귀가 눈에 띄었는데, 더구나 <십자도 살인사건>으로 이미 만나보았던 윤자영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했던 소설이다. 냉철하면서도 논리적일 것만 같은 추리작가가 쓴 따뜻한 이야기라니.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책을 펼쳐본다.
<라라제빵소>는 제빵을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주인공 안창석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대한민국 제빵 명장으로, 한 때 제빵 신이라 불릴 만큼 유명했지만 제과점 제자들의 배신으로 제빵 명장이라는 칭호를 잃게된다. 그러던 중, 배후에 제자들을 조종한 제빵 명장 스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에 화가난 창석은 술김에 주먹을 휘둘렀다가 유리창이 깨져 오른손 신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다. 빵을 만드는 제빵사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손인데, 그는 손과 함께 제빵 명장이라는 명예와 빵을 만들 수 있는 능력도 잃어버린다. 좌절한 창석은 강화도로 자신의 첫 스승님을 찾아간다. 82세의 스승님은 치매에 걸려 창석을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어느 날 멀쩡한 정신으로 사람을 살리는 빵을 만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장례식 이후 스승님의 손녀인 라라는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빵을 만들며 빵집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창석에게 제빵을 알려줄 것을 제안한다. 창석은 망설임 끝에 라라에게 빵 만들기를 가르치며 라라제빵소에 머무르기로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