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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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 글렌디 밴더라의 소설 <나뭇잎 사이의 별빛>은 그녀의 생물학적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엘리스는 변호사인 남편 조나가 근무하는 로펌을 방문했다가 그가 테니스 강사 아이린과 키스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하던 엘리스는 쌍둥이 아들 리버와 재스퍼 그리고 태어난지 두달된 딸 비올라와 함께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찾는 '와일드 우드'라는 숲을 방문하게 된다. 올챙이를 잡으며 노는 것에 열중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남편과의 이혼을 고민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이 올챙이를 넣어둔 유리병을 엎지르고, 난리통에 카시트에서 잠들어있던 딸 비올라를 두고 온 것을 뒤늦게 깨닫는는다. 비올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엘리스는 그렇게 딸을 잃어버린다...

딸을 잃어버린 그녀의 삶은 이전과는 180도로 달라지고, 무책임하게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라는 프레임과 죄책감에 술과 약으로 버텨보지만 더 이상은 견딜 수 없게 된다. 엘리스는 결국 집을 떠나 캠핑을 하며 숲 속에서 생활 하기로 마음 먹는다. 책을 읽다보니 딸을 영영 잃어버리는 경험은 일반적이지 않지만 인생에서 주저앉을 만큼 큰 시련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순간, 자연이 주는 위로와 위안을 느껴본 이들이라면 소설이 이야기하려고 하는 값진 것에 대해 깨닫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에 치여 지내다가 며칠 전에 바다를 보고 왔는데... 잔잔했던 바다가 하룻밤 사이에 사나워지는 걸 보면서 우리 인생도 잔잔하다가 모진 풍파를 몰고 오는 순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뻥 뚫린 바다와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조여오던 숨통이 트이는 걸 느꼈는데... 그리고 나면 순간을 버틸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숲은, 자연은 분명 대단한 기운을 가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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