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생님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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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칠판 앞에 서 있던 선생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책 소개글을 읽는 순간부터 떠오르는 사건이 있었다... 작년에는 서이초 사건을 시작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교편을 놓을 만큼 우울감이나 피로도를 호소하는 교사가 많았다. 학생들의 인권 보호와 강화를 외치는 목소리에 반해 교사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법은 마련되지 않은 채로 오로지 변할 것만을 강조하는 모순적인 현실에 조금씩 지쳐가는 이들이 늘었던 것 같다. 이러한 사건을 기사로 접할 때 마다 마음 한 켠이 저리고 아팠다. '조금만 더 버텨보지'... '아니면 죽지 말고, 차라리 교직을 관둬버리지...'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안녕 선생님>은 '알맞은 진실', '아무도 듣지 않는 비밀에 관하여', '교문의 근조 화환', '모두의 거짓말' 등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네 명의 개성 강한 작가들이 자기 나름대로 학교 현장에서 겪고 있는 교사들의 비애를 풀어내고 있는데, 읽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알맞은 진실'은 죽기 직전에 이미아 선생님을 만났던 학생 학준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권은비와 전학생인 송아름 사이에서 눈치보고 힘들어하는 주인공에게 폭력과 다름이 없는 행위를 하고도 당당한 은비나 딸의 부적절한 행동을 알면서도 은폐하기 위해 오히려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송아름 엄마의 모습은 위선적이고, 억지스러웠다.

실제로도 충분이 있음직한 이야기여서 더욱 실감났고, 또 학교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입장에서 슬프기도 했다.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들이 현장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고, 학교에서도 국가에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꽃이 되어버린 교사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들의 인권이 균형을 이룬 채 원만하게 돌아가는 학교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미아 선생님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하면서도 갓 발령받은 신규교사라 부족해서 미안하다던 선생님. 내가 공부와 담쌓은 걸 뻔히 알면서 "좋아할 것 같아서 주는 거야"라며 책 선물을 건네던 선생님. 요즘은 어떻게 지내냐고, 힘든 건 없냐고 물어보던 단 한사람. 전교 찐따인 나에게 유일하게 잘해준 우리 담임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p.11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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