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쓰는 편지 : 두 번째 이야기 길 위에서 쓰는 편지 2
길 위에서 만난 승객들 지음, 명업식 엮음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쁜 색감과 귀여운 그림의 표지에 시선이 머무른다. 책 띠지까지 꼭 한 세트 같다.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두 번째 이야기>는 승객을 위해 노트를 싣고 다니는 단 한 대의 택시 이야기이다. 택시 기사이자 저자인 '명업식 자기님'은 짧은 이동 시간이지만 승객들에게 마음 속의 말을 적어달라는 권유를 하고, 그렇게 하나, 둘씩 적히게 된 승객들의 사연과 속마음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된다. 전작에 이어 두 번째 작이 출간된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처음 읽게 된 책이다. 잠시 머무르는 공간에서 승객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끄쩍였을지 궁금해진다.


책은 누군가와 한번쯤은 이야기 해봤음직한 평범하고도 일상의 이야기이 담겨있다. 세 살짜리 딸을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엄마, 미래가 불안한 취준생, 10년지기 고향 친구, 감당하기 힘든 업무와 조직 생활에 지친 공무원, 어깨가 무거운 가장, 서른에 대학교 진학을 한 만학도,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이 쓴 편지, 사랑하는 연인에게 쓰는 편지...



매일 오늘은 더 나은 상태이기를, 오늘은 어제보다 나쁘지 않기를, 나의 능력이 누군가를 위해 보다 잘 발휘되기를 기도하며 조마조마하게 마음을 졸이는 순간의 반복이지만, 제 힘이 닿는 데까지 진실한 마음으로 거짓 없이 임한다면 제 기도가 닿아 그들에게 전달될 것이라 믿습니다.

p.38 중에서.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왜 이러한 사연들을 엮고 싶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다양한 글씨체의 소유자들이 써놓은 사연은 결국 우리의 이야기였다. 꿈, 장래, 직업, 직장, 가족, 연인 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잠시 택시 안 일기장을 뒤적거린 또 다른 승객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울고, 웃으며 감동까지 더하고 있는 200여개의 일기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며 따스한 기록으로 남아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쉼을 선사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 저자의 택시에 탈 수 있기를 고대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