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못해 사는 건 인생이 아니야 - 팍팍한 현실을 보듬어 안는 인생 돌봄 에세이
안희정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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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차 간호사로 환자를 보살피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저자는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자신의 인생을 돌보기로 마음 먹었고, 약을 먹듯이 글을 썼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써보겠다고 펜을 부여잡고 있는 나를 보면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평범한 듯 그렇지 않은 내 삶에 약 같은 존재는 글쓰기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위로 받고 또 성장하는 중인데, <마지못해 사는 건 인생이 아니야>를 읽는 동안에도 공감받고 이해받는 것 같아 위안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은 1. 그저 그런 날에도 실바람은 분다, 2. 마음앓이 한 날엔 지우개로 '앓'을 지운다, 3. 빛나는 날엔 불을 밝히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와 같이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불완전한 내면의 민낯을 세상 밖으로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나이 들수록 제일 두려운 건 세상의 평판이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방법은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 두기였다. 적당한 거리는 안전하다. 나에 대해 많이 드러내지 않을수록 나쁜 평가에서 멀어질 수 있다. 그건 마치 무풍지대에 사는 것과 같다. 바람이 불지 않아 머리카락 한 올 망가질 염려가 없다. 그러나 안전은 이중적인 속성을 지닌다. 안전의 뒷면은 타성이다. 타성에 젖으면 늙어가는 것 이외에 할 일이 없다. 그렇게 나이들어가긴 싫다.

p.21-22, <영혼은 결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중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던 내게 희안한 습관이 생겼다. 새롭게 맺는 관계 선상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당장 헤어져도 괜찮을 만큼만 마음을 주는 정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저자가 경계하는 것처럼 나 또한 안전과 편안함 뒤에 숨어 타성에 젖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언젠가 봤던 연극의 대사처럼 '오늘의 내가 제일 젊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스스로 만족하며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책은 이외에도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저자의 가치관과 생각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며 환자를 돌보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저자가 새삼 대단해보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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