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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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나는 지금부터 너희 입장에서 추리를 진행할 거야. 기적은 있다는 전제로 범인을 밝혀 보이겠어.”

힘을 담아 말한 탓에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탁하게 들렸다. 신자의 절반은 멍하니 듣고 있었지만, 다른 절반은 난해하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그건 불가능한 거 아닌가요?” 요리반의 블랑카 호건은 후자였다. “기적은 신이 불러오는 것이고 우리의 인지 영역을 뛰어넘으니까요. 신자인 제가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지만, 기적의 존재를 인정해버리면 논리적인 수수께끼 풀이는 성립하지 않아요. 극단적으로 말해 네 사람을 죽인 게 악마나 성령이라는 추리도 가능해지는 거니까요.”

논리정연한 말에 주변의 신자가 끄덕였다.

“물론 악마가 범인이라면 추리 따위 무의미하지. 그래도 걱정할 필요 없어. 범인은 육체를 가진 인간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으니까.”

p.404 중에서

<명탐정의 제물>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 그리고 인민교회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책 소개를 보며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탐정 오토야 다카시는 탐정사무소를 열고, 조수인 아리모리 리리코와 함께 탐정으로서의 명성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리리코는 학회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뉴욕으로 향하지만 돌연듯 사라지고 여러 조사 끝에 조든타운이라는 교단에 잠입해 교주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토야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남아메리카로 향하는데......

책은 1978년 11월 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서 벌어진 인민사원 자살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책에서 천 명에 가까운 신도가 집단으로 죽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잔혹하면서도 그들이 죽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더구나 실제로 죽음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더욱 궁금했는데, 저자는 단절된 곳에서 신을 믿으며 자신들만의 사상과 무리를 만든 이들이 집단자살이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오토야와 리리코는 사건을 해결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그들이 추리를 펼치수록 내용에 몰입하게 되고, 책을 읽는내내 흥미진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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