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여름날의 풍경 ㅣ 초록잎 시리즈 13
이미영 지음, 한태희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6월
평점 :


한옥, 툇마루, 소녀와 강아지, 해바라기... 향토적인 배경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따스하다. 1968년 3월 구송국민학교 입학식날, 한 동네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은 모두 학교에 갔는데 나이도 어리고 생일까지 늦어 내년에 학교에 가게된 영실이. 친구들이 부러워 심통 내던 중에 짐 자전거를 급히 타고온 아빠가 학교에 가도 된다고 한다. 잔뜩 신이나 학교에 간 영실이는 1학년 2반으로 김숙자 선생님이 담임이 된다. 학교에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때와는 다르게 받아쓰기가 싫어 아픈 척하고 학교에 가지 않던 일, 3학년이 되어 전령아저씨가 데려온 서울 아이 소희와 친구가 되어 방학 때면 옥수수도 먹고, 건빵도 먹으면 함께 놀던 일, 소희에게 발레 슈즈를 선물받고 너무 좋아서 소희가 마음 변해 다시 가지고 갈 수 없게 돈 주고 샀던 일, 명애와 달팽이 삶아 먹으며 툇마루에서 별보던 일 등과 같이 소박하고, 순수한 영실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더구나 영실이와 소희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아버지가 군인인 친구와 친해져 지프차를 타고 친구집에 가곤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서울 말씨에 뽀얀 피부의 친구는 소희처럼 옷도 이쁘게 입고, 값진 물건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부러웠던 감정도 들었던 것도 영실이와 비슷해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 여름날의 풍경>은 주인공인 영실이가 일곱 살부터 6학년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실이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다. 군인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곤 어린 날을 떠오르게 하는 내용들이 많아 잠시나마 향수에 젖어들었던 것 같다. 뜨거웠지만 슬프고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라 아련하고 뭉글뭉글한 감정이 느껴졌다. 지금 40-60대라면 어린 날의 순수한 감정을 떠올릴 수 있을 듯한 책이다.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에겐 책을 통해 어른들의 어린날을 이야기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