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라키의 머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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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잠을 뒤척이게 될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한여름 밤에는 무서운 이야기 한 편 읽고나면 오싹하니 시원해지는데...... 공포가 가져다주는 긴장감과 몰입력이 좋아서 호러소설을 읽곤하는데, 일본 호러 소설 대상을 수상한 사와무라 이치의 신작 <나도라키의 머리>가 출간되었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책은 <5층 사무실에서>, <학교는 죽음의 냄새>, <술자리 잡담>, <비명>, <파인더 너머에>, <나도라키의 머리> 등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괴담이나 호러 소설이라면 꽤 많이 읽고, 들어온 터라 더이상 참신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사와무라 이치의 이야기들은 참신하면서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특히, <학교는 죽음의 냄새>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생인 미하루는 학교에서 떠도는 괴담에 관심이 많은 편이며 그 이야기 속의 유령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비오는 날이면 체육관에 나타나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사과하다가 자살하고 마는 하얀 옷을 입은 유령소녀를 만나게 된다. 친한 동네 언니인 마쓰이로부터 9년 전에 체육관에서 6학년 여자애가 뛰어내려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얀 옷의 소녀가 가키우치 나기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령소녀가 보이는 미하루는 그녀의 정체를 밝혀나가는데...


단편이라 부담없고,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라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간다. 한창 괴담이나 무서운 이야기에 관심 많은 딸에게도 이 책 흥미롭다며 읽어보길 추천했더니 얼른 읽고 달라며 수선을 떤다. 어느새 아이와 공포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니 뭔가 재미있고, 감회가 새롭다. <나도라키의 머리>의 이야기들은 무섭고, 잔인한 것들이 갑자기 획 나와서 긴장하게 만드는 유형의 소설이라기보다 사연을 가진 영혼이나 반전이야기로 꽤나 고전적인 이야기에 속한다. 그 속에서 어린 아이의 시점이나 영혼의 시점이 절묘하게 이용되며 이것들은 곧 섬뜩한 공포를 유발한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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