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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 - 췌장암을 꼭꼭 씹어 삼킨 작은별부부의 초긍정 희망 스토리
강애리자 지음 / 어른의시간 / 2023년 5월
평점 :

2021년 3월, 저자는 췌장암 4기로 여명이 육 개월 남았다는 잔인한 선고를 받게된다. 암이란게 참 그렇다. 예고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훅하고 들이닥치니까.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던 날, 눈앞이 노래지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던 그 순간은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꽤나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두렵고, 무섭다.
놀라고 슬펐겠지만 저자는 좌절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마음을 다잡고 남편을 살리기 위한 모든 걸 해보기 시작한다. 남편의 몸무게를 매일 재고, 혈압과 당 수치도 체크하고, 하루3000Kcal를 꼬박꼬박 챙겨 먹이고 혹시 몰라 비상약과 간식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책은 암과 사투를 벌이는 한 부부의 육백사십칠 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던 시간을 함께했던 나는, 지난날이 떠올라서 책을 읽는게 조금 힘들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대충 알았는데, 괜히 읽기 시작한 건 아닌지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부부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더 많이 웃으려고 애썼으며 마흔세 차례나 되는 항암 끝에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기적같은 이야기라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따뜻한 우유 두 잔과 조그마한 빵 하나 시켜놓고 마침 저물어가는 석양을 아무 말도 안 하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좋습니다. '항암치료를 평생터럭 해도 내 옆에 살아만 있으면 좋다'던 아까 그 부부의 이야기처럼 그냥그냥 제 옆에 아프더라도 평생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마음이 저만의 욕심일까요?
p.140 중에서.
울고, 웃다가도 힘들어서 주저앉고 또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암환자의 이야기에 국한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삶도 같은 모습이 아니던가.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애틋하고, 따뜻한 부부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그들의 웃음이 오래도록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