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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이 있어도 나는 나!
셰인 헤거티 지음, 벤 맨틀 그림, 오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5월
평점 :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체에 시선이 머물렀다. 셰인 헤거티의 전작인 <우리는 조금씩 결함이 있어요>를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감 로봇이지만 질문과 마음을 가진 부트. 부트는 '장난감 로봇'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기로 한다. <결함이 있어도 나는나!>는 게리의 코가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트는 트위치 박사의 오락실에서 외면당하거나 버려진 로봇인 전자 개 푸치, 레드, 게리, 노트와 함께 지낸다. 이들은 노크가 고쳐놓은 버섯 모양의 낡은 회전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고, 점점 빠르게 빙빙 돌아가던 놀이기구는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빠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게리의 코가 떨어지고, 공은 회전하던 놀이기구 정중앙의 톱니바퀴 장치 속으로 쏙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곧 으스러졌다. 망가지 코를 보고 게리는 크게 상심하고, 부트와 친구들은 게리의 코를 찾기 위해 로봇 검사소로 향한다. 검사소는 인간들이 사용할 새로운 상품을 시험하기 위해 테스트용 로봇에게 같은 동작은 수만 번 반복하게 하다가 로봇이 완전히 망가지면 결국 폐기해버리는 슬픈 장소였다. 부트는 그곳에서 오로지 앉았다 일어섰다 만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 망가진 의자 테스트용 로봇 러스티를 만난다. 그리고 러스티 또한 자신과 같이 감정을 가진 로봇이라는 걸 알게 된다. 러스티가 안쓰러웠던 부트와 친구들은 그를 설득해 함께 탈출에 나서는데......
셰인 헤거티의 작품은 인간에게 이용당하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고장나 쓸모가 없어지면 버림 받는 로봇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과 이 로봇 친구들이 함께 떠나는 모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어쩐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감동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소모품으로 그치고 마는 로봇이 조금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고, 살아가는 부트의 모습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 의미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