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이별 - 나를 지키면서 상처 준 사람과 안전하게 헤어지는 법 오렌지디 인생학교
인생학교 지음, 배경린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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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안전한 것이 있을까? <안전 이별>이라는 독특한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책은 이별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만한 24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성숙하게 이별을 마주하는 방법을 독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10년을 넘게 결혼 생활을 해오면서 연애나 이별에 대한 감정은 무뎌졌지만 인간으로서 이별을 마주하는 자세나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더구나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에디터로 참여해 기획한 인생학교 시리즈라고 하니 더욱 눈여겨 보게 된다.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정의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어른이란 나를 생각해서 건네는 조언에 발끈하지 않는 사람이다. 제대로 된 어른은 쓴소리도 달게 받아들여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끝없이 성장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면이 건강한 사람은 인간은 모두 아픈 존재이며, 본인 역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은 변할 필요가 없다고 믿으며 그런 말을 꺼내는 사람을 비정상이라고 비난하는 자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변화가 시급하다.

p.13 중에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관점을 꼭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으나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또 남편과 아이들을 대하는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보게 되었는데...... 괜한 아집과 자존심 내세우기에 급급해서 상대방을 외면해버린 기억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책에서는 사람이 변하지 않는 건 자신의 문제를 몰라서가 아니라 문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회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변화에 거부감을 내비치는 데는 너무 나약하고 무력하게 겪어야 했던 어떤 고통스러운 순간이 떠오르거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문제를 마주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인데, 아이가 감정적으로 인정받고, 의지하고 싶어서 부리는 투정에 나는 늘 단호하기만 했던 것 같다. 나 역시도 인정받고 싶어서 투정 부리던 어린 시절이 있었으나 엄격했던 부모님은 감정적으로 어루만져주기보단 늘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만 했다. 지금의 나도 엄격하기만 한 엄마일 때가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 나는 여전히 투정부리던 어린 시절의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책은 주로 연인과의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다보니 나의 상황에 맞게 읽히고 해석된다. 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보다 성숙하게 대처하고, 제대로 이별 하는 것도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안전 이별>은 '이별'이라는 일상적 소재로 보다 심오하고, 깊은 고찰을 이끌어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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