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강아지와 초콜릿 상자 샤미의 책놀이터 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이지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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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때, 엄마가 잠시 한 눈판 사이에 뜨거운 물 주전자를 만지다 오른 손등에 화상을 입게 된 주인공 지원. 수술을 세 번이나 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손등의 흉터는 여전히 징그러웠고, 그 탓에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흉터를 더럽다거나 징그럽다고 말하는 아이들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던 지원이는 자신의 손이 여전히 부끄럽기만하다. 죽어 버리고 싶을 만큼. 그러던 어느날, 학교 운동장에서 평소에 보던 강아지와는 다른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뒷발 대신 휠체어 모양의 바퀴를 달고 콩콩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는데, 가까이에서 제대로 보고 싶었던 지원이는 강아지를 뒤쫓아가지만 놓쳐버리고 만다.

학교 운동장에 졸업생이 기증한 트램펄린이 생기지만 놀림 당하는게 싫었던 지원이는 트램펄린은 타보지도 못한 채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자신만 불행하다는 생각에 모든 게 다 싫어졌을 때 지난번에 보았던 바퀴 달린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지원은 강아지를 뒤쫓고, 어느새 자신을 따라오라는 강아지의 말을 알아듣게 된다. 살고 싶어하는 지원의 마음이 간절히 원해서 왔다는 바퀴 달린 강아지는 지원이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간다. 그 날 이후로 강아지는 지원이를 매일 찾아왔고, 둘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지원이는 달리는게 매번 힘들었지만 계속 참고 달리다 보니 마음속 아프고 슬픈 일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침 조회 시간, 자기 화분에 물을 주라는 선생님의 말에 지원이는 1교시 수업이 끝나자 마자 화분을 들고 화장실로 달려간다. 넉넉히 물을 준 화분을 들고 교실로 가서 원래 놓아두었던 자리에 올려놓았는데, 창가쪽에 앉은 성태가 물 흘린 사람이 누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미술시간에 쓸 도화지가 젖었다는 말에 지원이 손을 내밀지만 성태는 지렁이 같은 손을 치우라고 하는데......

어둡고, 슬프기만했던 지원이에게 바퀴 달린 강아지 씬은 함께 달리며 희망과 용기를 준다. 지원이처럼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꽤 높은 나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팍팍한 현실에서도 나를 돌아보며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멈춰서서 숨도 돌리고, 한번 씩 쉬어가다 보면 삶에 여유를 찾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지원이처럼 신체나 정신적 외상으로 인해 불행한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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