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좀비 - 엄마가 좀비가 된다면 어떻게 할래?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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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녹현이는 불과 육 개월 전까지만 해도 매일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뒤엉켜 지내는 발랄할 중학생이었다. 그러던 녹현이가 은둔형외톨이 생활을 자처하는 일이 벌어진다. 학교 생활기록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결석하면서 잠만 자거나 게임만 하는 것이다. 이를 답답해하는 엄마에게 거칠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일 뿐이다.

녹현이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다 준 사건은 반년 전에 짐을 싸서 집을 나간 아빠때문이다. 엄마는 여자친구가 생긴 아빠를 추궁하며 용서하지 않았고, 아빠는 옷과 노트북, 책 등을 챙겨 집을 나갔다. 녹현이는 아빠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기회를 달라고 말하던 아빠를 내쫓은 엄마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스스로도 의아할 만큼 예민하고, 날카로워진 녹현은 엄마가 상처받을 만한 말을 골라하며 심하게 화를 낸다. 이후 미안해져서 사과해보려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차갑고, 냉랭할 뿐이다. 하루는 생고기를 입에 물고, 피투성이인 채 자신에게 달려드는 엄마를 발견한다. 엄마는 영화나 게임에서 보던 좀비가 되어 있었다!

소설에서 녹현, 엄마, 아빠, 고양이 샤미 등 여러 인물들의 속마음을 들려주는 부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기본적으로 이야기는 주인공인 녹현이의 시점. 그러니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엄마나 아빠의 사정이나 속마음을 자세히 알 수 없어서 답답한 면이 있었다. 엄마와 아빠의 시선이 따로 담겨있는 부분을 읽고 나니 인물들의 속마음을 좀 더 제대로 알 수 있었는데, 이러한 점은 작품의 이해를 높이는데 더욱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열여섯 살의 녹현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결국 가정불화였는데, 이건 누구에게나 버겁고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가 된 엄마를 어떻게든 지켜보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이기도 했다. 좀비가 된 엄마라는 소재가 독특하고, 흥미로웠으며 또 나름대로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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