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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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작품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언제부턴가 반가운 감정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예전에는 읽을 작품을 고를 때 작가보다는 장르 위주로 책을 선정했는데, 이젠 작가도 눈여겨 보게 된다. 더구나 공포나 미스터리는 평소에도 즐겨 읽는 장르인데, 주로 이러한 장르물을 쓰는 전건우 작가의 작품은 일단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낯설고 어두운 방에 모인 사람들이 깨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유민욱이 의식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땐 어둠만이 가득했고, 자신의 이름 외에 나머지 기억이나 직업, 이곳에 있는 이유 같은 것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민욱 이외에도 여덟 명의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눈을 떴고, 이들에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이 켜진다. 눈 앞에는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누군가를 버리고, 살려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한편 전도출과 강력계 시절 '얼음마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독종 중의 독종인 나도희는 지난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들어온 '실종 신고 리스트'를 조사한다. 이부국 교수 부부와 현상철 그리고 거국그룹 손자 나도열과 그의 여자친구 하민영의 실종 사건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직감하고, 이들의 행적을 쫓기 시작한다. 실종된 자들과 실종된 자들을 찾으려는 자들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지는데......

책을 읽다보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떠오른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인데, <안개 미궁>의 인물들도 서바이벌이라고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아버리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구성이 상당히 닮아있는 듯하다.

갑작스럽게 서바이벌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지만 사실 소설 속 인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어쩌면 성악설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또 삶에 대한 집착과 욕망 앞에서 적나라게 드러나는 인간의 실체가 씁쓸하면서도 공감이 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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