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클래식 라이브러리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안시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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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꽤나 기대했던 것 같다. 세계문학을 많이 읽지 못해서 언젠가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클래식 라이브러리'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뻤다. 세계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다. 학부 전공 수업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관해 공부하고, 여러 작품을 읽었지만 그 때는 어려서인지 어렵기도 했고, 단순히 '아, 그렇구나.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여성작가구나.'에 그치고 말았던 것 같다. 불혹의 나이인 지금, 그녀의 작품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자기만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를 페미니스트로 평가받게 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상상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여성의 지위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는 에세이로 당시에는 형식적인 면에서나 내용적인 면에서 파격적이면서도 획기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여성이 픽션을 쓸 수 있다는] 진술 뒤에 웅크리고 있는 관념들과 편견들을 발가벗겨 드러낼 때 그것들이 여성에 대해 그리고 픽션에 대해 어느 정도 함의를 갖는다는 사실이 여러분의 눈에 보일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놀란의 여지가 많은 주제에 관하여 자신이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의견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을 뿐입니다. 강연자의 한계와 편견과 특이점을 관찰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할 기회를 청중에게 안겨 줄 수 있을 뿐이지요. 여기서 픽션은 사실보다 더 많은 진실을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p.9 중에서.

거짓말에는 어느 정도의 진실이 버무려져 있을 수 있으며 그 진실을 발견하고 그중에 간직할 만한 내용이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라는 작중 인물의 말이 신선하면서도 공감이 된다. 픽션이지만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소설을 읽고 있다. 현재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생각을 1인칭 서술자의 시선으로 1900년대를 살았던 여성이 생각해내고 썼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사회적 편견에 가로막혀 재능을 펼쳐보이지 못하는 수 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한탄하지만 이 상황을 극복하려고 애쓴다. 또 위대한 재능을 꽃 피우기 위해서는 한쪽 성에 치우지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펼쳐보인다. 책을 읽을수록 여러 주제에 관한 버지니아울프의 통찰력있는 생각들이 놀랍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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