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스 탐정 길은목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아직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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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스 탐정이라... '노비스'가 무슨 뜻인지 책의 제목을 본 순간부터 궁금했던 것 같다. '노비스'는 정식 수녀가 되기 전의 견습 수녀를 일컫는 말로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길은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22세의 길은목은 서해안 침수지역 출신으로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12세에 양부이자 후원자인 라산그룹 정영배 회장을 만나게 된다. 이후 수녀원으로 입소하지만 노비스 숙소 점검에서 악마를 그린게 들통나 원장 수녀의 호출을 받게 된다.


10여 년 전 지구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대규모 침수가 일어나고, 전염병까지 발생해 인류는 전체 인구의 삼분의 일이 증발되는 작은 종말의 시대를 맞게된다. 세상은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침수지역과 난민촌 그리고 침수와 전염병으로부터보호받는 메가시티로 나누어져 버려진 자들과 선택받은 자를 구분한다. 침수지역과 난민촌에서는 3주간 5건의 투신 자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는데, 이 사건은 두 가지의 공통점을 지닌다. 하나는 다섯 명의 두개골이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파열됐다는 점과 또 하나는 다섯 명 다 착하다는 점인데, 원장 수녀는 적임자를 찾은 것 같다며 길은목에게 투신 사건을 비공식적으로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녀는 사건 현장에 닿을 때마다 현장에 있던 주검에 백작약이 놓여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놀라운 진실이 드러난다.



선하고 평판이 좋았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살인마가 존재하고, 그는 피해자들의 머리를 터뜨리는 일에 집착하고 있다. 살인마의 존재를 인정하자 살인의 동기를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두개골이 파열된 방식이 살인의 동기와 연관이 있을까. 아니면 살인마가 의도한 일종의 예식었을까. 놈은 왜 피해자들을 같은 방식으로 죽였을까. 궁금증들을 하나씩 짚어 나가자 맨 나중의 것이 길은목의 머릿속에 똬리를 틀었다. 너는 누구인가......

p.187 중에서.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전형적인 SF 추리소설의 형태를 지닌다. 작은 종말의 시대를 맞게된 지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일어난 투신 자살 사건, 이 사건을 파헤치는 주인공 길은목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겪으면서 소설 속 지구의 모습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치도 못한 바이러스를 겪으면서 모든 일상 생활이 중단되고, 감염된 사람을 탓하는 분위기를 경험하면서 전염병 보다 더 극한의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게 된다. 아마도 서로를 불신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해치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소설에서 선택받지 못한 자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진 채로 살아가는데 어딘가에서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는 삶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하고, 저려온다. 부디 소외된 이들이 없는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은목을 쫓아다니는 시간은 흥미진진했고, 이어지는 반전은 놀라워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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