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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문의 약속 - 조선의 충신들
성해석 지음 / 북새바람 / 2023년 1월
평점 :


문학을 전공한 내게 '성삼문'은 단종에 대한 변치 않는 마음을 시조로 표현한 인상 깊은 인물이다. 매년 그의 작품을 읽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시 구절들이 마음에 닿는 깊이가 달라짐을 느낀다. 성삼문은 조선 전기 문신이자 학자로 음운 연구를 해 훈민정음 반포에 일조했던 인물이며 1456년 단종 복위에 목숨을 바친 사육신(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의 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성삼문의 약속>은 역사 속에서 실존했던 인물들을 내세워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내고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는 내내 실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물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전해진다. 마치 성삼문이라는 인물에 관한 한 편의 다큐를 본 듯한 기분이었는데, 백성으로서, 학자로서, 신하로서 번뇌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은 우직하게 걸어나가는 그의 모습이 믿음직스러워보이면서도 인간적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대단한 아량이십니다, 대군나리. 그 아량이 더 컸다면 상왕께서도 그토록 비참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을 텐데 말입니다!"
삼문의 입에서 상왕이라는 말이 나오자 군기감 주변으로 모인 백성들이 수군거리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입에 내밷지 못한 말을 삼문이 내밷은 것이다. 그 모습에 대신들 또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다.
p.14 중에서.
소설이긴하지만 성삼문의 어린시절에 관한 일화들을 읽고 있으니 어쩐지 그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들이 더욱 와닿는 기분이다. 책의 이야기는 분명 소설인데 실존 인물들을 다루고 있어 어디까지가 역사적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난감하기도 했다. 그동안은 성삼문을 충신이자 사육신으로서 단종의 복위를 시도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된 인물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집현전 학자로서의 그의 면모는 잘 몰랐다. 백성들을 위해 고민하고, 애썼던 그의 집념들이 훈민정음 창제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하니 성삼문이라는 인물이 달리 보이는 듯하다.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으며 성삼문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어 기뻤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