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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평점 :

지휘와 작곡을 넘나들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 말러, 부끄럽지만 음악의 문외한이라 말러를 잘 알지 못했다. TV 어디에선가, 읽고 있던 책 어디쯤에서 말러에 관한 이야기들이 언급될 때면 대충 작곡가이겠거니 짐작만하고 넘어가버렸던 것 같다. 하지만 아르테 '클래식 클라우드'에서 말러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출간되는 걸 보면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음악을 작곡했는지 궁금해졌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은 시대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 말러의 삶도 궁금했다. 책 <말러>는 그가 묻혀있는 그린칭에서부터 출발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말러의 전기는 권위자들이 집필한 것으로 이미 시중에 널리 읽히고 있으니 이 책은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말러의 흔적을 이정표 삼은 여행기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말러를 만나면 내게도 좀 더 울림을 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달까? 그의 교향곡 5번 4악장을 들으며 책을 읽으니 말러의 삶이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펼쳐지는 듯하다.
1995년에 말러 애호가들은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모아 이미 불에 타 없어진 생가를 예전 그대로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생가는 칼리슈테에 있는데, 이국적이면서 깔끔하다. 1860년 7월 7일에 태어난 말러는 칼리슈테를 떠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이흘라바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국적이면서도 당시의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성야고보 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했다고 하는데, 말러의 이야기와 함께 그가 머물렀던 곳을 감상하니 더불어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교향곡은 잔잔했다가 웅장하기를 반복하며 감동과 여운을 번갈아 준다.
전기를 통해 말러를 알게 되었다면 그의 음악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러의 자취를 찬찬히 따라가면서 그가 머물렀던 곳을 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말러의 삶과 음악 세계가 더 공감갔다. 그의 교향곡은 듣는 내내 마음의 울림을 주는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