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타라 미치코 지음, 김지혜 옮김 / 더난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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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더구나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하면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해졌고, 80대의 할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갈지도 궁금했다.


2020년, 85세에 당시 중학생이던 손자와 'Earth 할머니 채널'이라는 유튜브를 시작한 저자는 2022년 12월 기준으로 구독자 15만 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는 유튜브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저자의 일상을 담고 있다. 책은 1.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라서 자유롭게, 2. 나이 들수록 간단하게 그러나 품격을 잃지 않는 한 끼를, 3. 무리하지 말고 내 몸이 할 수 있는 딱 그만큼, 4. 소소한 삶에 작은 변화도 큰 즐거움입니다, 5.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딱 적당한 거리, 6. 집도, 재산도 없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7. 늘 그래 왔듯이 지금을 즐기려 합니다. 등 6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올해로 87세인 나의 할머니가 떠올랐다. 귀가 좋지 않으셔서 거의 못 들으시고, 멀리 계셔서 자주 찾아뵐 수 없어 걱정이 많은데... 그리 넓지 않은 방에서 할머니는 어떤 하루를 보낼까, 게다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떤 시간을 보낼지 늘 궁금했던 것 같다.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작고, 왜소해지는 할머니를 보면서 더 많이 안아드리고, 더 많이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를 읽게 되었다.


책의 첫 장에는 저자의 집과 요리를 하는 저자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있다. 넓고, 최신 인테리어로 꾸며진 집은 아니었지만 저자의 손 때가 묻은 주방 도구나 테이블에 놓여진 강아지풀과 코스모스에 시선이 머문다. '소박하면서 정갈하다'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집이다. 또 햇살을 가득 머금은 아늑한 거실을 보니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1934년 12월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저자는 5학년 때 원폭 피해를 입고, 태평양 전쟁을 경험했다. 대가족 속에서 자랐고, 회사에 취직해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전처와 열 살짜리 딸이 있는 아홉 살 연상의 남편을 만났다. 아이들은 모두 자라 독립하고 남편도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지금은 대략 15평 정도의 방 3개에 부엌 겸 거실이 있는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85세에 처음 시작한 유튜브가 다양한 사람들과 자신을 이어줬기에 앞으로도 손자와 둘이서 계속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나도

할 수 있는 일을 즐깁니다.

p.38 중에서.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있는 나는, 나의 노후에 관해서 생각할 때가 종종있다. 몸은 지금보다 아픈 곳이 더 많을 것이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니 온통 부정적인 것을 떠올렸던 것 같은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후도 건강하게 생각하고,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즐기면 된다는 말이 희망적이면서 용기를 주는 것 같아 무척 마음에 든다. 나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후를 계획하고, 떠올려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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