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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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소년은 결국, 용서받을 수 있을까?"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은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해 대학교수로 살아온 저자의 전문 지식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소설은 수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고통을 느낄 겨를도 없는 찰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끝내는 것이 자신의 고유한 암살 방식인 수현. 그의 존재를 아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은 그를 '자비의 사신'이라고 부른다. 수현은 어느날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쓰러지고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는다. 의사는 치료받으면 살 수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하지만 항암치료를 거부하는 그가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명함을 건네며 미술치료를 권유한다. 명함 속 하늘공방엔 유학파이자 실력있는 미술치료사인 희주가 있다. 한편, 희주는 현수가 운영하는 심부름센터로 찾아와서 수현과 그의 누나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하고, 이 사실을 알게된 수현은 내담자인 척 그녀를 찾아간다.


수현은 희주와 일주일에 한번씩 매주 수요일마다 내담자와 상담자로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수현은 첫 살인을 저지르고 임선생이라는 사람에게 맡겨져 잔혹하리만큼 철저하고, 냉정한 암살자로 길러진다. 그에게는 누나의 죽음이라는 슬픈 기억이 존재했고, 어린시절 살인사건으로 엄마를 잃은 희주는 복수를 꿈꾸며 살아왔는데...... 둘은 어떤 운명으로 맞닥뜨리게 될까?​



그저 치료자로서 책임감 내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을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에서 나온 말일 거다. 그래도, 살면서 처음으로 들어본 말......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 그 말 한마디가 수현의 마음에 조그마한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파장은 비록 미미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더 크게 번지고 있었다. 그가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점점 더 크게. 그의 심장이 파장 속으로 점점 잠기고 있었다.

p.127 중에서.



미술치료는 평소에도 관심이 많던 분야인데, 작가는 상담자인 희주의 시점을 활용해 수현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묘사한다. 더불어 서서히 드러나는 희주의 이야기 또한 몰입감을 높인다. 이러한 점이 여느 소설과 달라 독특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왔고, 묘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둘의 이야기는 이어질 2권에서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지 궁금하다. 읽을 책이 많아서 조금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소설인데, 읽기를 서두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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