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피 다운 딜리
서지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1월
평점 :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성장 소설 <다피 다운 딜리 Daffy Down Dilly>, 표지의 따뜻한 그림부터 시선이 갔지만 제목만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담은 책일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책은 잃어버린 꿈을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실체가 없어서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데 없으면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이 꿈인 것 같다. 나는 불혹의 나이에 이른 지금도 꿈을 꾼다. 사실, 이쯤되면 꿈을 꾸기보다는 무언가 이루어놓은 채 안정된 삶을 살아갈 줄 알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꿈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느끼고 싶고, 직업적으로도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꿈이 있으니 현실이 고달파질 때도 웃어지고, 살아진다. 그걸보면 누구에게나 꿈을 가지는 건 꼭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섯 개의 대륙 중 하나인 남대륙 동쪽에 위치한 세블레 왕국 소속의 주마안네 마을, 그곳에는 점술사 다포딜 아쉐가 살고 있다. 축소마법을 건 데카르트 아쉐라고 이름 지은 코끼리와 함께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날 낯선 남자가 그녀를 찾아온다. 남자의 이름은 데샤트 트리누, 그는 2년 전부터 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이 무엇이라 딱히 정의 내릴 수 없는 상태다. 그 때부터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수많은 마법사와 마녀를 만나고, 사제도 만나봤지만 어떠한 방법도 없다. 그 때 만난 망할 마법사가 꿈은 어디에 뒀냐는 물음을 던졌고. 데샤드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포딜은 데샤드가 페어리에게 영혼을 빼앗겼으며 이걸 해결하려면 최소 한달은 걸리겠다고 말한다. 그는 다포딜의 집에 머무르기로 하고, 자신이 잃어버리게 된 것을 알게 해준 댓가로 그녀의 농사를 돕게 된다. 또 페어리들을 기다리며 다포딜이 준비해주는 음식과 음료를 먹는데, 데샤드는 꿈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쨌든 채식주의자가 있는 반면 탐식가도 있는 거예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우리가 판단해선 안 되는 거죠. 또한 다른 이에게 강요해서도 안 돼요. 생명은 원래 생명을 먹이로 삼아서 살아가는걸요? 콩이든, 달갈이든, 살아가려면 우언가를 희생시켜야 하죠. 채식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생명에 대한 차별을 하는 거라고요. 동물도 식물도 모두 생명을 지니고 있어요. 움직이지 않는다고 그들이 고통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요. 식물들도 아픔을 알아요. 생명체잖아요. 동물과 똑같은 반응을 해요. 단지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을 뿐이에요.
p.74 중에서.
어린 시절과는 달리 어른이 되어가면서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이들이 여럿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또한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데, 육아와 일에 치여서 피곤할 때면 꿈이라는 걸 고스란히 잊은 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포딜과 데샤드의 이야기는 우리의 깊숙한 곳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꿈을 떠올리게 하고, 오늘을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지닐 수 있게하는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