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질주 안전가옥 쇼-트 17
강민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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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봤던 덴마크 드라마 '레인'에서는 저마다 상처를 가졌지만 평온하게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비를 맞고,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비를 피해 아우성치던 사람들의 모습과 책 속 정경이 겹쳐 떠오른다. 실제로도 지구는 예년과 다르게 쏟아지는 비, 가뭄, 잦은 태풍으로 그동안과는 다른 형태의 날씨를 보이고, 이러한 날씨로 인해 사람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상 기후'라는 말이 낯설지만은 않다. 기후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잠깐씩 겪는 일보다 훨씬 무서운 일들이 벌어질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지구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전력 질주>에서는 열흘 동안 종일 비가 쏟아지는 이상 기후가 나타난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동해에서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어야 할 진은 좋아하는 여름을 누리지 못한 채 한숨을 내쉴 뿐이다. 마라톤 대회와 트레일러 대회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을 만큼 뛰는 걸 좋아하는 설도 답답한 마음인 건 마찬가지다. 둘은 실내에서라도 운동 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하다가 국내 최대의 스포츠센터이자 국내 최초의 복합 스포츠몰인 송도 트라이센터를 같은 날 찾게 된다. 트라이 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영을 잘하는 진은 발 끝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촉감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전력 질주하며 달릴 수 있는 설은 미묘하지만 '텅'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최첨단 센터 침수되고 있는데... 둘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소설은 한 편의 재난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설과 진이라는 두 인물은 갑작스럽게 마주한 위험 상황 속에서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그 과정에서 서로의 약점을 알게 되지만 힘을 합쳐 눈 앞에 닥친 난관을 극복 해나간다. '이상 기후'라는 소재 자체가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고, 혹여나 만나게 될 재난 상황 속에서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자세도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생각만 하는 것과 그런 일을 직접 겪게 되었을 때의 자세가 같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이것저것 상상해봐도 겁이 나서 사는 동안에는 무탈한 삶을 살고 싶다. <전력 질주>는 읽을수록 빠져들고, 흥미진진하다. 안전가옥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책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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