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 안전가옥 FIC-PICK 4
이경희.전삼혜.임태운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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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는 안전가옥 옴니버스 픽션의 네 번째 시리즈로 메타버스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각해보면 30년 전의 내 어린시절과 지금은 너무도 달라진 것이 많다. 삐삐와 공중전화, 편지로 연락을 했고 볼록한 crt모니터로 드라마를 시청했다. 286컴퓨터로 워드를 배우고, 도스용 게임을 즐겼으며 전화선을 이용해 채팅을 하기도 했다. 또 카세트 테이프와 CD로 유행가를 즐겨 들었는데, 그 때 그 시절만해도 우리에게 2023년은 가상세계 못지 않은 머나먼 미래였던 것 같다. 지난날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이 될 즈음 우리는 가상세계에서의 또 다른 삶을 꿈꾼다. 책은 <멀티 레이어>, <구여친 연대>,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 등 총 세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저마다 상상하고 있는 가상세계의 모습을 개성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멀티 레이어>는 기후 문제가 생긴 지구를 피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짝 같은 동면 장치에 몸을 구겨 넣고  세컨드 서울에 접속해 가상의 공간에서 100년간 피신 생활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초 회사는 회복 기간까지 길어야 50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신과 같은 권한을 행사하는 운영자들에게 지친 사람들이 늘었으며 이들은 결국 탈출을 시도하려고 한다. <구여친 연대>는 대학시절 사진동아리에서 현준이 연애했던 전 여친들의 모임이다. 우연한 기회로 NFT시장에서 10년 만에 만난 이들은 디지털 작품의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뭉치는 이야기이다.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의 주인공은 메타버스의 권장 접속 시간을 불법으로 어겨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오버도스 증후군' 환자인 누나의 입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요굴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메타 월드에서 요굴의 조직원이 된 그는 활동하면서 현실과 마주하며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게임 속 세계나 영화 '아바타'가 떠올랐다. 앞으로 메타버스 속 세계는 무궁무진하겠지만 가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가 생긴다면 사람들은 엄청난 혼란이나 고민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구분이 안될 만큼의 가상 세계가 생긴다고 할지라도 지금은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다른 세계가 펼쳐지면 또 다른 형태의 삶을 살게 되려나? 책을 읽는 동안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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