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파리에 가다
카트린 카랑굴라 지음, 김영신 옮김 / 빚은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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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기 시리즈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던 <에밀리, 파리에 가다>. 책 표지를 보니 에밀리가 어떤 인물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 톡톡튀고, 발랄하며 사랑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표지부터 잔뜩 묻어난달까.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 소설이 있다면 소설부터 읽는 걸 즐기는 편이다. 내 상상 속에서 캐릭터를 만들거나 인물들과 어울리는 배역을 캐스팅 하곤 하는데, 영상으로 구현된 제작물이 내 생각과 일치할 때에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더구나 판타지나 스릴러물의 경우엔 표현할 수 있는 범위로 봤을 때, 내 머릿속이 훨씬 무궁무진하기에 좀 더 재미가 있다. 소설은 첫 느낌대로 발랄하다.

 

시카고 본사에서 파리로 올 계획이었던 직장 상사가 임신하는 바람에 그녀를 대신하게 된 에밀리 쿠퍼. 설레는 마음과 두려움 마음을 동시에 안고 도착한 파리의 첫 인상은 고전적이고 아름답다. 하지만 미국과는 다르게 집 층수 세는 방법부터 달라 불편하기 이를 데가 없다. 에밀리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5층에 집을 얻는데, 작지만 광경만큼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멋지다.

 

에밀리는 명품만을 홍보하는 프랑스 마케팅 에이전시인 '사부아르'의 SNS 홍보 전략을 발전 시키기 위해 파리에 왔으나 새로운 동료들의 반응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만 하다. 프랑스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면박을 주거나 불친절하기만 하다. 에밀리는 파리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처음이니까 겸손해야겠지? 나는 아무 말 않고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내가 그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비판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 마인드여야 한다. 그래, 바로 그거다. 모든 것에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신경질적이어서는 안된다.

P.14 중에서.

 

대학에 가면서 온전히 독립하게 된 나의 스무살이 떠오른다. 낯선 도시, 낯선 학교, 낯선 사람... 그 때를 생각하니 에밀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게다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동료들이라니. 하지만 에밀리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며 회사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더 노력한다. 이후, 그녀에게도 새로운 친구가 생기기 시작한다. 섹시한 아랫층 남자 가브리엘, 우연히 만났지만 대화할수록 따뜻한 민디, 친절한 카미유... 에밀리는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디어로 주어진 업무를 하나, 둘 재치있게 해결 해나가며 조금씩 성장한다. 파리에서 적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매 순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나도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았던 긍정이 시절이 있었는데,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 걸 몇 번씩 경험하고 나니 쉽게 회복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읽게 된 에밀리의 이야기는 희안하게 위로가 된다. 그녀가 가진 특유의 밝은 기운이 내게도 전해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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