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사피엔스 - 과학으로 맛보는 미식의 역사
가이 크로스비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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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삼겹살구이, 미역국, 김치, 생야채였다. 책 띠지에 적혀있는 "인간은 어쩌다가 지구에서 유일하게 요리하는 종이 되었을까?"라는 문구를 보니 문득 평상시에도 종종 궁금했었던 물음이 떠올랐다. 인류는 어쩌다가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구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바다에서 나는 해초류인 미역을 말려서 보관하는 건 누구의 아이디어지? 또 말린 미역을 물에 불려 들기름에 볶아 소금으로 간하고, 소고기나 참치를 넣고 불에 끓여 먹었던 건 언제부터였을까?, 배추를 소금에 절여 간을 하고 거기에 갖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 양념을 치대면 완성되는 김치. 김치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푸드 사피엔스>의 서문에서는 하버드대학교 생물인류학 교수인 리쳐드 랭엄이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이 요리를 시작한 시점이 무려 180만~190만 년 전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요리를 해서 음식을 섭취하는 우리의 일상이 과거에는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요리의 기원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과학의 발전 역사 및 요리가 과학을 통해 현재의 경지에 올라선 과정을 탐색한다. 과학의 역사와 인간이 세계의 작동 원리를 밝혀 온 과정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고 하는데 그 과정의 일부인 요리 과학에 대해서 다룬다고 하니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싶어졌다.

 

책은 1.요리: 더 비기닝 (200만~1만 2,000년 전), 2.게임체인저 농경의 등장 (1만2,000년 전 ~1499년), 3.'근대 과학'이 쏘아 올린 '요리 예술' (1500~1799년), 4. 요리 예술이 원자 과학을 만났을 때 (1800~1900년), 5.요리 혁명 (1901~현재), 6.지금은 요리 과학 시대, 7.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 요리 과학의 미래 등 총 7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요리 역사 초기에는 식재료를 뜨거운 돌 위에 얹어 물 없이 익히는 요리법이 나왔고 다음으로 식재료를 물에 넣고 끓이는 요리법이 나왔다고 한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떠도는 삶을 사는 동안에는 더 정교한 요리법이 증거로 발견되지 않다가 빙하기가 끝나고 이동하지 않아도 먹을 것을 모을 수 있게 된다. 또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충분한 식량을 수확하여 1년을 버틸 수 있게 되고, 흙 오븐을 시작으로 빵도 굽게 된다. 그 다음 야자나무 열매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법을 터득하고, 팜유로 식재료를 튀기기 시작한다. 빵의 기원이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 의해서였다니. 거기다가 팜유에 튀기는 조리법도 이집트 사람들이 처음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책은 중간중간 노란색 속지로 분류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녹말의 세계'에서는 식재료 속 녹말에 관해 이야기 하며 '밥을 먹으면 벌어지는 일'에선 소화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외에도 '글루텐의 정체', '물이 없으면 음식도 없다', '온도와 열은 같지 않다', '육수의 탄생' 등 식재료 속 성분이나 음식에 관해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역사·화학·인류학·요리 과학을 통합하여 인류의 지난 발자취를 추적하며 예술과 과학이 통합된 형태로 앞으로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을 ‘요리 과학’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맞이할 미래 요리의 세계도 조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저자가 좋아하는 요리와 레시피도 함께 소개한다. 책은 과학적 상식과 레시피, 요리 과학을 비롯해 요리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다. 3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알찬 이야기들로 꽉 차 있는 느낌이랄까. 또 전형적인 문과생인 내게 과학의 세계는 늘 어렵게만 다가오는데 요리이야기와 함께 접근하는 과학은 조금 친숙하게 다가오는 듯 했다. 모처럼 알찬 이야기로 꽉 채워진 책을 읽게 되어 뿌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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