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비 오는 날 꽃놀이 여행을 떠났다 - 직장암 말기 엄마와의 병원생활 그리고 이별후유증
추소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엄마는 비 오는 날 꽃놀이 여행을 떠났다>는 직장암 말기 엄마와의 병원 생활과 그리고 이별 그 후의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쩐지 슬퍼보이는 책 제목에 시선이 닿을 때마다 '슬플 것 같아서 관둘래'라고 생각하기를 여러 차례.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저자는 어떤 마음으로 엄마를 보내고, 세상을 마주하고 있을지 궁금했던 것 같다.

 

아빠를 떠나보낸지 십년... 꼬박 십년이 흘렀다. 나는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어설프지만 그런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아빠는... 안 아프시겠지?', '그 곳에서는 좋아하던 술도 마음껏 드시며 나와 우리 가족을 바라봐주고 계시겠지?' 카페에서 책을 펼쳐든 날이 아빠의 기일이었는데, 그래서였는지 더 간절하게 보고싶어졌다. 아빠가.

 

누구보다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가족과 친척들이 자신들이 진짜 하고 싶은 나를 타박하는 말을 "걱정돼서 그래."라는 말에 포장해 던질 땐, 다른 지인들의 말보다 몇 배는 더 깊은 상처가 되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까지 겉모습만 보고 평가했던 그들의 말은 나를 더 서글프게 했고, 그렇게 그동안 마음에 꾹꾹 삼켜왔던 말들이 터져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때의 나는 가족이라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내 행동을 평가하는 이들의 날카로운 말이 아닌 내 슬픔을 제대로 바라봐주고, 진정으로 마음을 보듬어주는 어른의 위로가 필요했다.

P.37 중에서.

 

생과 사의 기로에서 암은 환자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멍들게 한다. 겪고보니 위로의 방법이 저마다 다른데... 그마저도 정답이 없고, 모호하기만 하다. 저자가 느꼈던 감정처럼 나 또한 의미 없고 건조한 수많은 위로와 안부에 오히려 마음이 지치는 날들이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위로만큼은 자신만의 잣대나 기준이 아니라 상대를 위하는게 무엇일지 깊이 고민한 뒤에 이루어졌으면.

 

재발한 암으로 인해 입원한 엄마를 간호하며 병원 생활을 시작했던 저자는, 대장암 환우나 보호자를 위해 자신 만의 팁을 전수하기도 한다. 엄마와 이별하기까지 온 마음을 다해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했던 저자의 모습은 과거의 내 모습과도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 길지 않았던 아빠의 투병기간 동안 함께했던 순간들이 있어 참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날이 떠올라 몇 번이고, 울컥했지만 책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엄마와 딸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기에 따스했다. 그 따스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테고 또 살아있는 이의 마음을 지켜줄 것을 알기에. 떠나보내는 시간을 경험해 본 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인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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