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손길 페르세포네 × 하데스 1
스칼릿 세인트클레어 지음, 최현지 옮김 / 해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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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칼릿 세인트클레어

스칼릿 세인트클레어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고, 도서관학 및 정보학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전업 사서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써서 2019년부터 소설을 자가 출판하기 시작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봄의 여신 페르세포네와 죽은 자들의 신이자 저승의 지배자인 하데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창조 된 소설이라 하니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의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에로틱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에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데메테르로부터 벗어나 여신이라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하지만 봄의 여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녀의 손길이 닿는 꽃들은 그대로 시들어버렸고, 데메테르는 이런 딸을 온실에 가둔 채 신들로부터 그녀의 존재를 감추려 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언론사에 취업해서 일로서 인정받으며 살고 싶었던 페르세포네의 삶은 시작부터 여의치 않다. 어느날, 친구와 함께 클럽에 간 그녀는 뉴 아테네 최고의 클럽 네버나이트의 소유주인 하데스와 인간들의 운명을 걸고 카드 내기를 한다. 게임에서 진 페르세포네는 하데스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기로 하고, 그는 6개월 내로 지하 세계에 생명을 창조하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제시한다. 페르세포네는 생명의 싹을 틔우고, 하데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그가 마침내 말했다. “지하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십시오.”

“뭐라고요?”

그녀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여신이라면 준비되어 있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그녀의 최대 약점이 신의 마법을 쓸 수 없다는 것 아니었던가? 여신임에도 신적 능력이 없다니, 아이러니했다.

“지하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십시오.” 그가 다시 말했다. “6개월을 주겠습니다. 만약 실패하거나 거절한다면 당신은 내 영토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겁니다.”

p.73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내게 매력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신들의 이야기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신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서였다. 사랑으로 인한 질투, 가지기 위해 벌이는 암투, 사랑... 인간세상에서 지금도 매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에게는 더 애정이 간다. 저자는 페르세포네와 하데스의 이야기를 착안해서 세상에 다시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가는데, 읽는 동안 흥미로웠다.

 

<어둠의 손길>에서 페르세포네는 여신이지만 어머니로부터 존재를 부정 당하는 비운의 인물이다.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다. 이런 그녀가 하데스를 운명처럼 만나 그를 이해하고, 또 나름대로 성장해가는 과정은 한 인간의 성장스토리를 지켜보는 것 같아 보는 내내 응원하게 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사람의 기본 욕구, 그러니까 본능이라고 한다. 인정받기 위해 나아가는 길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또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여정은 함께하는 동안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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