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전윤호
서울대학교에서 전기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0여 년간 IT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하다가 2019년부터 SF를 쓰기 시작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SF소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근래에 와서 읽을 기회가 생겼고, 다양한 소재의 SF물을 읽다보니 꽤 흥미로워졌다. 더욱이 발달하는 과학 기술에 의한 미래 사회의 변화와 이로 인한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소설은 더욱 관심이 간다. <경계 너머로, 지맥>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책 소개를 읽기 전까진 제목만으로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제목부터 책이 이야기 하고 싶은게 무엇일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으로 책장을 펼쳐보기로 한다.
<경계 너머로, 지맥>에서 '지맥(GEMAC)'은 침팬지를 유전적으로 개량하고 컴퓨터로 지능을 보완한 증강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동물은 인간의 기술에 힘입어 집단지성 혹은 집단사고를 발전시킨다. 그리고 그 집단 사고의 네트워크에 인간도 합류하는데...... 독특한 설정이라 생각했지만 인공 지능이 개발된 현시점에서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텔리전스'라는 회사는 수십 년간 투자가 이루어진 AI와 로봇기술이 한계를 가지고, 그동안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기에 유인원의 두뇌를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컴퓨터로 보완하는 방식이 낫다고 확신한다. 지맥은 이런 인간을 대신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인데, 동물권에 관해서는 인류는 예로부터 동물을 개량하고 이용해왔는데, 멸종할 침팬지를 개량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라 주장한다. 소설에서 그려내는 미래 사회의 모습은 조금 암담하다. 사람들은 조류독감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고, 감염을 우려해 창문을 닫고 생활해야하며 외출 시에는 전신 방호복을 착용해야한다.
최악의 전염병이 발생한 상황에서 신텔리전스는 평택 단지에 방호복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그곳은 모든 생활 기반시설을 내부에 갖춘 복합 단지였는데, 가장 큰 구역인 도두 공원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는데......
혹여 어려운 설정이나 용어로 이해가 더디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소설은 몰입도가 높았고, 읽을수록 흥미진진했다. 다만, 소설 속에 그려진 우리 사회의 모습이 그저 책 속의 상상으로만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