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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
안재현 지음 / 혜다 / 2022년 6월
평점 :

저자 안재현
모델이자 배우, 보석 디자이너.
핸드폰보다는 카메라로 사진 찍는 걸 더 좋아한다. 컴퓨터의 키보드보다는 펜으로 종이에 쓰는 걸 더 좋아한다. 문자 메시지보다는 직접 전화하는 걸 더 좋아하며 먹는 것도 좋아해서 결국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게 됐다.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에서는 배우 안재현의 감성돋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사실, 예능에서 희화화 된 그의 모습만 보아왔기에 본업인 연기자나 모델로서의 안재현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저자의 배경은 내려놓고 책 읽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짤막하게 쓰여있는 글들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된 것을 보니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들 중엔
유독 한 글자가 많다.
의식주를 비롯해
일, 돈, 차, 땅, 금...
살면서 필요한 것들 중에도
한 글자가 많다.
해, 달, 비, 꽃, 별, 시, 산, 꿈...
찬찬히 살펴보니 그 안엔
정작 '나'가 없었다.
다른 글자들에 온통 정신을 빼앗겼기 때문일까,
아님 '나' 없이도 그럭저럭 삶이 굴러갔기 때문일까.
오늘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 적힌 목록에,
내가 사랑하는 한 글자들 사이에,
'나'라고 적었다.
어렵지 않은 단어로, 그러나 신중하게 골라 담은 것들로 꾹꾹 눌러 써놓은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살다가도 문득 '나의 위치와 자리는 어디쯤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미약한 존재의 나를 인식할 때면 조금 슬퍼지기도 한다. 때때로 밀려오는 슬픔을 안은 채 또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그 속에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니 우리는 또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위로의 글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글은 어쩌면 흔한 에세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 글 속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긍정의 위로가 느껴지니 저자는 책을 낸 목적을 달성할 듯도 싶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는 사진들도 꽤나 매력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