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정명섭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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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명섭, 김이환, 범유진, 홍선주

네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네 편의 이야기. <겨울이 죽었다>, <어느 멋진 날>, <비릿하고 찬란하>, <오늘의 이불킥>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오늘은 2023년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이루어진 날이다. 늘 그렇듯 일, 이점의 점수에 희비가 엇갈렸을테고 그마저도 상관없는 무심한 수험생도 존재할 것이다. 실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한 시험이라는 타이틀 아래 많은 학생들이 줄세워진다. 어쩌면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방법이겠지만 시험이라는 굴레 안에서 무시될 수도 있는 수험생들의 현실은 우리가 좀 들여봐줘야하지 않을까?

 

#겨울이죽었다

일반계에 진학한 가을과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한 겨울, 가을의 쌍둥이 동생인 겨울은 현장실습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의 계약 해지를 방어하는 ‘SAVE 팀’ 콜센터에 배정된다. 근무 중, 겨울은 사수에게 회사가 콜 수를 강요하는 걸 멈춰 달라고, 그건 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결국 밤 열한시가 넘도록 연락이 되지 않던 10월의 마지막 날 한강 다리 위에서 뛰어내렸다. 그렇게 겨울은 죽었다. 겨울의 죽음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말하지 않았다. 가을은 1인 시위에 나서지만 동생의 죽음은 뒤로 한 채 수능 이야기를 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그제야 상황 파악을 한다. 부모님이 회사가 제시한 합의금을 받기로 빠르게 결정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고, 가을은 신성한 수능 날에 죽음으로 싸우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겨울이 죽었다. 이제 겨울은 겨울에 붕어빵을 먹지 못한다. 그런데도 11월이, 겨울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겨울을 잊어버렸기 때문인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내일 수능시험이 진행되는 중에,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로.

p.15 중에서.

이어지는 세 편의 이야기도 수험생들의 팍팍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 소설 속 치열한 이야기들이 하나씩 마무리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갑고, 냉정한 현실 속에서 오늘을 살고 있지만 마냥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에. 현실이 그렇듯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전해지는 메세지가 뭉클하면서도 따뜻하다. 살아보니 찰나고, 당시에는 분명 진지하게 힘들었지만 또 지나간다.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티고 나니 자라있다, 내가. 수험생들이 오늘을 잘 견디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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