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글쓰기 -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명숙 옮김 / 북바이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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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버지니아 울프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엮고 옮긴이 박명숙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교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파리 소르본대학교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던 학부 시절 처음 만나게 되었던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삶과 도전적이면서도 참신했던 문학적 시도는 스무 살 남짓의 내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땐 더 깊이있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문득, 불혹의 나이에 가까운 지금 내게 '버지니아 울프'는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여성의 글쓰기'를 넘어서는 '여성과 글쓰기', 즉 단지 여성이 글을 쓰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삶 자체, 생존과 존재의 문제이다. 글쓰기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일이며, 그 치열한 과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곧 문학이기 때문이다.

p.13 중에서.

 

 

<여성과 글쓰기>는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7편과 그녀의 명문장 350개가 담겨 있다. 1부에서는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인 <자기만의 방>을 비롯해 <여성의 직업>, <여성과 픽션>, <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여성 소설가들>, <여성과 여가>, <여성의 지적능력> 총 7편의 에세이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 2부는 <버지니아 울프, 나는 누구인가>,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자기만의 방과 그 밖의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레너드에게 남긴 버지니아의 마지막 편지> 등의 명문장이 담겨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다소 어렵고 난해한 작가로 여겨지는 데는 작가의 대표적 문학적 특성(일종의 트레이드마크)인 '의식의 흐름' 기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문득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했던 국내 작가 박태원이 떠오른다. 당시 지식인이었던 구보씨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서술해 그가 바라보는 일제 식민지의 모습과 당시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작품인데, 버지니아 울프도 이 기법을 통해 불완전한 생각과 감정, 감각적 인상, 다듬어지지 않은 문법 등을 펼쳐 보인다고 한다. 인물들의 내면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표현하면서 버지니아 울프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완전한 감정 조차 우리의 삶의 일부인데, 이것을 이러한 방법으로 표현해내고 있는 점이 탄성을 자아낸다.       

                      

"아, 우린 지금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고 있어요," 캐서린이 말했다. (...) "아마 10년 후에는 그렇게 터무니없다고 생각되지 않을 거다." 힐버리 부인이 말했다. "내가 장담하는데 캐서린, 넌 훗날 지금을 돌아보게 될 거야. 네가 말한 바보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될 거라고. 그리고 네 인생이 그런 것들 위에 쌓아 올려졌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야. 우리 인생에서 최고의 것은 우리가 사랑할 때에 하는 말들 위에 만들어진 거야. 그건 터무니없는 게 아니야, 캐서린,"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그것이 진실이고, 유일한 진실이란다."

p.333 중에서.

 

2부에 담겨있는 명문장들은 다소 난해한 듯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울림을 준다. 이것이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힘이겠지. 시간을 두고 좀 더 찬찬히 읽고 싶은 책이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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