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조개 ㅣ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7
주니어김영사 / 2022년 4월
평점 :

저자 이송현
매일매일이 즐겁다. 항상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아침이 되면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까?, 오늘은 누구를 만나게 될까?’ 기다려진다.
내가 엄마한테 전화를 거는 횟수보다 남의 집 자식들의 상담 전화 목록이 더 많았다. 단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퇴직 이후, 엄마는 필사적이었으니까. 누나의 유학 비용, 우리 집 생활비를 책임지는 건 엄마였다. 그러나 그날만은 그러면 안 되었다. 다경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제 부모를 놔두고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는 안 되었다... ... 하트 모양의 초콜릿 장식을 멀거니 바라보는 아버지를 보는 순간, 나는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엄마의 생일날, 아빠는 엄마 몰래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선물과 케이크를 준비한다. 도흠의 집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퇴직으로 살얼음판이 따로 없었고, 입시 대리모인 엄마는 누나의 유학 비용과 생활비를 책임지기 위해 필사적이다. 하필 그날도 엄마는 아빠에게 날 선 말을 쏟아내고는 최상위 고객인 다경에게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간다. 올해로 열여덟 살이 된 도흠은 메마른 식물같은 아빠의 모습을 보며 다경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그녀에게 고백한다. 불순한 의도로 시작되긴했지만 도흠과 다경은 100일의 예비 기간을 두고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흠은 '복수'라는 처음 목적과는 다르게 다경이가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하고,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시선마저 그녀의 '보조개'를 맴돈다.
다경이 웃을 때면 순한 아이처럼 보여서 심장이 철렁거렸다.
깊게 패인 보조개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책은 열여덟 살 아이들의 첫사랑 이야기이자 성장 이야기이다. 처음이라 어설프고, 서툴지만 그래서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풋풋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지난 나의 열여덟이 떠오른다. 문득 그 시간을 함께 보냈던 이들이 그리워지는 밤이기도 하다. <보조개>는 서로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품은 두 아이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도흠'이라는 인물을 통해 부모의 불화, 가장의 실직, 치열한 입시 경쟁 등 현재 많은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살면서 종종 마음을 다쳐 삐뚤어지고 싶은 아이들을 만나곤 하는데, 모든 것을 오롯이 자신이 감당 해내야하는 상황의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가정 뿐만 아니라 어른들 나아가 사회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소설 속 인물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