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1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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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예람

잔인하고 끔찍한 이야기를 즐겨 쓴다. 밤마다 침대에 누워 내일 무엇을 쓸지 상상만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지독한 게으름뱅이. 게으름을 이겨 내고 한 줄이라도 쓰는 것이 매일매일의 목표. 2019년 안전가옥 앤솔로지 『대스타』에 수록된 「스타 이즈 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3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좀비즈 어웨이>,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열 두 번째 책으로 이야기는 '좀비 출현'이라는 세계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피구왕재인

피구를 특출하게 못 하는 주인공 재인은 자신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속성 피구 과외를 해주지 못해 안달인 혜나에게 공을 받고 던지는 법을 배운다. 3반과 피구 예선을 치르게 된 재인은 3반 반장의 목표물이 되지만 주눅들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 그 때, 매서운 공이 날아왔고 공은 바닥을 구른다. 때마침 들려오는 비명 소리, 그건 공이 아니었다. 3반 부반장의 머리였다.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비명이 난무하는 등 아수라장이 된 학교에서 재인은 혜나를 구하기 위해 7반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수요일 석식 시간마다 홀로 남겨진 재인에게 먼저 다가와준 혜나는 특별한 친구였는데, 무사히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피구왕재인>은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했는데, 두어달 전에 봤던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웹드라마가 떠올랐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서 고립된 아이들이 극한의 상황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좀비물이라는 점이 유사해서인지 더욱 생각이 났던 것 같다. 잔인하고, 끝없이 내몰리는 상황이지만 희안하게도 우리는 그 속에서 따스한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좀비즈어웨이

세상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엉망이 되지만 주인공 연정은 백신의 효능으로 살아남게 된다.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사람들은 좀비 머리 찾기에 혈안이 되고, 연정 또한 머리를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우연히 무너져가는 반점에 들어갔다가 짜장면 냄새에 정신 못 차리고 있던 중,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성하로 머리 아래로는 다 뜯겨진 채 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녀의 부탁에 연정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부터 성하를 품에 안고 걷기 시작하는데...

 

#참살이404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낙오자로 여기는 소영, 그녀는 JBU라는 다단계 회사의 신입 교육에 참여했다가 참살이 404가 제공하는 에너지 드링크 형태의 약물을 마시게 된다. 약은 온몸에 에너지가 채워지다 못해 넘치는 느낌이었고, 머릿 속에 가득했던 불안과 생각들을 말끔히 비워준다. 한 때 유서를 쓰려고 했던 소영은 매일 참살이404를 마시며 혈색이 도는 얼굴을 거울로 비추며 미소를 연습한다. 그러던 어느날, 소영은 칩거 생활을 하는 고교 동창 보영을 데려오지만 회사 내에서 그녀와 비교를 당하게 되고, 이에 분노하는데...

 

 

독특하면서 신선한 세 편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안전가옥 시리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들, 그 중에서 좀비물은 자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절친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인, 좀비 이후의 불신과 불안 가득한 세계에서 희망을 찾아나서는 성하와 연정,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소영.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좀비가 출현하는 이색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코 멀리 있지 않은 인물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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