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깨비, 홍제 - 인간의 죽음을 동경한
양수련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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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수련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성격 유형 ‘선의의 옹호자(INFJ_A)’. 혈액형 O형.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영상시나리오학을 전공했다. 잡지기자와 편집자 생활을 하다가 작가가 되었다.

 

 

<나의 도깨비, 홍제>는 책의 제목을 듣는 순간 배우 공유가 떠올랐다. 불멸의 존재이기에 명을 다하여 떠나가는 이들을 그리워하며 홀로 남겨진 시간을 버텨내야하던 도깨비, 고된 삶 속에서 오롯이 그 무게를 홀로 감당해내던 그가 너무 애잔했더랬다. 불멸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많으니 그저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드라마였다. <나의 도깨비, 홍제>는 판타지 스릴러로 드라마와는 장르를 달리하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인간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홍제는 도깨비의 수령이라고는 하나 오만방자하기가 이를 데 없다. 도깨비섬에서는 잔치가 벌어지고, 홍제는 무녀 비령의 제안으로 귀설과 내기를 하게 된다. 내기는 둘중 누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가였는데, 지는 쪽은 상대방의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인간 세상에 나가 가져오기로 한다. 홍제는 바다에 나간 어부 남편을 기다리는 장님 여자의 이야기를 꺼내지만 자신을 빼닮은 아기가 태어나던 날의 이야기를 꺼낸 귀설에게 지고만다. 홍제는 책으로 변해버리고, 청소부의 허리춤에 매달려 도깨비 섬을 벗어난다.

 

현직 국회의원 최우필, 건축가 도영훈의 미스터리한 죽음은 기자인 하진의 관심을 끌고 이들의 사망 현장은 형 길유진의 죽음현장과도 닮은 구석이 있다. 하진은 납득할 수 없는 의혹으로 가득한 죽음들의 원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한편 오르의 방 안에서는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오르는 소리의 정체를 모른 채 불안에 떨게 된다. 소리는 서랍 속 책에서 들려오는데...

 

 

홍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수천 년의 세월동안 어쩌면 홍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기다려 왔던 것은 아닐까.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존재가 이토록 감동적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내가 찾아야 할 감동이 너라면 얼마나 좋을까?"

p.143 중에서.

 

 

현재의 시점에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교차되어 나오다가 결국 얽히고 설킨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따로라 생각되었던 이야기가 온전히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장면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또 오르와 기문, 두 인물을 통해 순수와 탐욕이라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 속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말이 허무하게 끝나서 아쉬웠지만 읽는 동안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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