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용지물 MYZM Vol.1 - 무용하고 아름다운 예술가 인터뷰집
비러프(be rough) 지음 / 비러프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저자 무용지물 편집부



<무용지물>은 무용하고 아름다운 예술가의 인터뷰집으로 자유를 찾은 여섯 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예술하고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고 있어 그런지 그들의 이야기가 낯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론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코미디 잡지 <록셔리> 5호를 마지막으로 홀연히 사라진 현영석씨를 수소문한다. 그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댄스 동자'라는 캐릭터로 블로그에 '댄스 동자 월드'를 만들고 싶단다. 비록 지금은 일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아서 창작을 병행하고 있지 못하지만 언젠가 만들어질 그의 블로그가 궁금해진다.

# 패턴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그림을 천에 그리고 싶었다는 김로와씨는 태피스트리 작가다. 태피스트리는 천을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아무것도 없던 것에서 평면을 만들 수 있는게 매력적이라고 한다. 그녀는 갑상선 암도 겪었고, 선천적으로 히르슈슈푸룽병을 앓고 있지만 병으로 인해 순응하면서 살 것을 결심했단다. 이러한 경험들이 작품에 녹아있다.

#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제, 서울 생활을 하며 몸과 마음이 아팠던 그녀는 6년째 교외 생활을 하고 있다. 오래 묵혀 뒀던 감정이나 머리를 떠도는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린다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어려품이 느끼면서도 밀어냈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보다는, 스스로 존재하는 생명에서 연결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감동과 놀라움도 느껴요. 나무 한 그루도 잠시만 들여다보면 수많은 벌레들의 집터이자 도시고 투쟁의 공간이에요. 이끼들의 고향이기도 하고요. 생명의 향연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요. 나 또한 거대한 자연의 일부이자 하나라는 걸 느끼게 되면서 점점 변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의 이미지를 그리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과 교감하는 기쁨을 전하고 싶어집니다.

P.63 중에서.

 

 

#'흐르다 맞닿은 이들'이라는 뜻으로 뭉친 창작 집단인 '표착인류', 학교 선후배였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는 이들은 추구하는 것을 하나의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면 본질적인 것에서부터 고민을 하고, 각자가 진심을 다해 움직이며 정말 하고 싶은 일에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다. 이게 왜 필요하고, 하고 싶은지 계속해서 묻는데, 그렇다고 명쾌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작은 확신이 생겨 진심이 되기도 한다고.

#에세이 작가 윤성용, 평범한 직장인이며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최근에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성용 님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이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예술 콜렉티브 그룹 '불나방', 예술이라는 단어를 아예 제외하고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들은 예술을 하는, 그리고 보는 순간에 오고 가는 감정, 개인의 변화, 주의의 변화 등 예술에 관련된 모든 에너지를 신격화해서 쫓는 가상의 집단이라고 한다. '에너지를 포착한 순간'을 사진에 담는다고 한다.

#시인 김선오, 두 번째 시집의 목차 구성을 쓰고 있다는 그는 문학에서 가장 정직한 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한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예술인들의 이야기는 평범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평범한 이야기였다. 어떤 상황에서 그들과 느꼈던 감정이 비슷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괜스레 반갑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인터뷰집'이어서 재미있는 잡지 한 권을 읽은 느낌인데, 쉽게 다가오면서도 그들의 진솔함이 느껴져 매력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용할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그들을 보니 불평만 늘어놓고,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 하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잠시, 예술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듯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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