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여행자들
이다빈 지음, 엄기용 사진 / 아임스토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이다빈

1996년 [현대경영] ‘한국현대시 30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소소여행:성남테마여행기』, 『소소여행:고양테마여행기』(2019) 등 『소소여행』 시리즈를 펴내며 일상 여행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코로나 19는 2019년 11월 중국에서 최초로 보고되고 퍼져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는 범유행전염병이다. 그렇게 2020년 1월부터는 중국을 넘어 아시아권부터 퍼지기 시작했고 이어 전 세계까지 확산되었다. 코로나 19 관련 뉴스를 처음 들었던 곳이 평창에서였는데, 우리가족은 그 때 겨울여행 중이었다.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눈밭에서 구르며 히히덕거렸고, 워터파크에서 따뜻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맛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재미난 하루를 보내고 숙소에서 묵은 다음날,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티비 뉴스에 머물러 있다는 걸 깨닫고 나도 뉴스를 관심있게 들었다. 그 무렵이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 19 감염자가 발생했던 때가.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생겨났고, 결국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멈춰버렸다.

 

어머니의 환갑기념여행으로 일본에 가자던 약속은 지키지 못한 채 지나가버렸고, 결혼 15주년이 되면 남미를 방문하자던 남편과의 약속은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비단, 여행 뿐만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 했고, 소상공인들은 경영난을 겪다가 버티지 못 하고 결국 희망을 접는 일들이 연이어 생겼다. <코로나 시대의 여행자들>은 책의 제목이 가진 의미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득 궁금해졌다. 일상에서 여행를 즐기던 이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웨딩드레스

                         이다빈

지난 밤 폭풍우 치고

천둥 번개에 넘어진 마음이

더 단단해지기 위한 연습이었음을

모래바람이 살갗을 찢고 들어와도

타다 남은 그 화톳불로

방문 열고 다시 나가는 거야

넘어져 보지 않은 사람은 없어

특별하지 않은 날도 없어

누구나 칠흑 밤길을 걸어왔잖아

먹먹한 어둠 털어내고

다시 입어 보는

빨간 상처 위

눈물보다 아름다운

나의 마음이여

P.156 중에서.

 

여행작가인 마고캐런 님은 코로나가 찾아오고 8개월 동안 병 치료를 한 후,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 속에 머무르고 있으며 어린이집 교사인 김선애님은 출근하기 전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선다. 그녀는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음악을 듣거나 차를 마시는 아침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부교사였던 정화용, 안혜연님은 도시 근교의 널찍한 카페에 앉아 책도 보고 SNS에 올릴 유튜브도 찍는다. 책은 총 9인의 글을 담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삶에 대한 이야기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에 관해 다루고 있다. 삶의 색깔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어렵고 힘듦 속에서 나만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코로나 19 이후에 보낸 나의 시간들이 마냥 나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소중했기에 그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본다. 다만, 앞으로는 코로나로 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질 우리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