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현상 사전 -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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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기한 현상학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1973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쓰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연구과 종합조형코스를 수료했다. 아동서 삽화, 표지 그림, 광고 미술 등 다방면에 걸쳐서 작업을 해 왔다. 《벗지 말걸 그랬어》로 볼로냐라가치상을 받는 등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다.

 

 

<신기한 현상 사전>은 일상 속에서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신기한 현상의 이름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소재가 워낙 독특해서 책 소개를 볼 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예상했던 대로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또 '진짜, 진짜 맞는 것 같아.'라는 생각에 반갑기도 했다.

 

 

'게임도 질리니까 슬슬 공부할까......'하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에 부모님이 "그만 좀 하고 공부해!"라고 외치니까 공부할 마음이 사라져 버린 경험, 모두 있을 거예요. 이건 심리학의 '부메랑 효과'예요. 내가 생각한 것과 똑같은 주장을 들으면 반대 방향으로 의견을 바꾸는 마음 작용이지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공부를 시작하는 수밖에 없어요.

p.20, '부메랑 효과' 중에서.

 

신기한 현상의 이름은 대부분 심리학 용어에 근거해서 설명되고 있는 것이 많았으며 관용구에 의해 붙여진 이름도 있었다. 또 그러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일리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책장을 넘기기에 바빴다. 인상 깊었던 현상 중 하나는 "시험 전날이면 방 청소를 하고 싶다"였는데, 어린시절이나 성인이 된 지금도 시험에 응시 해야할 때면 꼭 그런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시험치기 일주일 전부터 읽고 싶은 책과 보고 싶은 드라마는 어찌나 많아지는지 그리고 평상시 눈여겨 보지도 않았던 서랍 속이 시험기간엔 왜 그렇게 눈이 가는지, 그 무렵이면 방 청소를 하고, 책장 배열을 다시 했으며 서랍 속을 한바탕 정리해야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신기한 현상 사전>에서는 이를 '셀프 핸디캐핑'이라 명명한다. 이러한 현상은 만약 시험 점수가 나쁘더라도 "어제 청소를 해서 그래."라고 스스로 변명할 수 있게 해두는 거란다. 그러고 보니 그런 듯도 하다. 불안한 마음을 어찌 해야할지 몰라 청소에 괜한 힘을 쏟았던 것 같다. 이것도 방어기제에 해당되려나.

 

또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쿠키를 먹었는데, 아무도 마지막 하나를 먹지 않아 남았다" 왜 그럴까? 이 현상은 며칠 전에 겪었던 일이라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이 밀려왔다. 지인들과 카페를 찾았다가 서비스로 주는 쿠키를 먹게 되었는데, 마지막 쿠키는 꽤 오래 접시 위에 놓여있다가 결국 그대로 두고 나오게 되었다. 내심 아깝기도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대체 왜 그랬던걸까?' 접시에 담긴 마지막 남은 음식 하나를 일본의 간사이 지방에서는 '양보의 결정체'라고 부르는데, 마지막 하나를 '모두가 사양하고 양보한 결과'라 생각해서 그렇다고 한다. 이 쿠키를 먹어버리면 남이 나를 어떻게 볼지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맞나보다. 홀랑 먹었을 때 괜히 예의없는 것 같고, 배려가 덜한 사람으로 비춰질 것 같기도 하고. 나도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나보다.

 

심리학 수업에서 들었던 낯이 익은 용어들도 많았고, 또 새로운 용어도 볼 수 있었는데 짤막하지만 꽤 설득력있는 설명도 많았다. 나도 분명 그런 경험이 있는데, 왜 그런지 생각치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보다 더 재미있게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아무래도 신기한 현상들을 더 많이 겪어서인가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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