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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삼킨 여자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저자 김재희
2006년 데뷔작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한국 팩션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역사 미스터리에 몰두, 낭만과 욕망의 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경성 탐정 이상》으로 2012년 한국 추리 문학 대상을 받았다.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의 서선익 그리고 그의 부사수로 근무하고 있는 강아람. 둘은 남자를 대상으로 소액 사기 혐의가 짙은 설희연의 뒤를 쫓고 있다가 그녀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남자가 죽었다는 정보를 접하고 모텔이 있는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피해자 김민동은 경찰 공채에 붙었을 만큼 건장한 남성이지만 별다른 저항 흔적 없이 코와 입에 하얀 본드가 듬뿍 덮인 채 발견된다. 이번 살인 사건은 강동서 관할이긴하지만 아람과 선익은 하던 수사를 이어가기로 한다. 게다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설희연은 남자들에게 돈을 꾸고 사라지는 수법의 범죄를 저질러왔는데, 그동안의 패턴과는 다른 유형의 범죄라 형사들의 의구심을 자아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데...
심리학과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모든 심리학 이론을 사람에 적용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사람의 심리는 아무리 분류하고 연구해도 설명 안 되죠. 한 마디로 맞출 수 없어요. 그러니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주인공 설희연은 남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 후, 돈을 꾸고 잠적하는 픽업아티스트다. 그녀는 남자들을 믿지 않으며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도 않는다. 그저 딱 두 달동안 일년치 월세를 벌기만 하면 된다.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기만 하는 희연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녀의 성장 배경을 알고나니 허구라 하더라도 마음이 아팠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채 길거리로 내던져진 삶이 순탄하기엔 쉽지 않은 세상이기에. 물론, 서선익 형사의 말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나고, 자란다해도 모두가 희연같은 삶을 선택하는 건 아니며 또 범죄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순 없지만 주인공이 애처로웠던 건 사실이다.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반전을 거듭한다. 갈수록 다양한 형태의 장르 소설이 출간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예상 가능한 이야기는 허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꽃을 삼킨 여자>는 전혀 생각치 못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아무래도 나는 이 '생각치 못한 결말'이 좋아서 장르 소설을 신나게 읽는 듯하다. <서점 탐정 유동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게 된 김재희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쉼 없이 단숨에 읽어버렸다. 단순한 듯 단순하지 않은 이야기 구성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건 그리고 차근차근 이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