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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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영서

1990년생. 충주의 작은 사찰에서 살고 있으며, 딴지일보에 한국사·문화재·불교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엔 역사 시간에 앉아있는 것이 무척이나 고역이었다... 이미 지나간 삶과 그들의 자취를 더듬는 과정이 지루하기만 했고 무엇보다 '왜' 배워야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이유나 목적을 찾을 수 없어서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나는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있다. 살아오는 동안 자의든 타의에 의해서든 역사를 마주 할 기회가 여러번 생겼는데, 그렇게 몇 번이고 마주하다보니 조금씩 궁금해지는 것들이 생긴다. 더구나 전공인 문학을 공부하면서 역사와 문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새삼 알게 된다. 양란(임진왜란, 병자호란)을 중심으로 조선 전기와 후기는 작품들의 갈래나 양상이 달라지는데, '세종의 한글 창제'라는 획기적인 사건이 있기도 했고 '전쟁'을 전후해 사람들의 삶이 팍팍해진 탓도 있다. 일련의 과정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여러 모습들을 바꿔놓는데, 이러한 것을 객관적이면서 통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면 분명 현재의 삶을 지혜롭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는 지난 것을 되돌아보는 거겠지?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은 소재 자체가 꽤 흥미로웠다. 책에서는 '시민의 안녕이나 번영'을 일반적 의미의 복지라 하는데, 시민들이 안녕하도록 국가 또는 정부가 법률에 기초한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사회복지'로 정의하고 있다. 동시에 조선에도 복지 정책이 있었을지 의문을 가지고,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간다.

 

                           

조선의 복지 정책은 크게 구황 정책, 의료 복지 정책, 취약 계층 지원 정책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중 핵심인 구황 정책과 취약 계층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특히 진휼과 환곡은 조선 복지 정책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1장에서는 대략적인 내용만 훑어보고,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어떤 사회 현상을 만들어냈는지는 2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p.19, '여는 글' 중에서.

 

 

그중 인상깊었던 조선의 복지 정책은 '환곡'이었다. 보리가 익지 않은 봄마다 사람들은 식량 부족에 시달렸으며 이를 '춘궁기'라 불렀다. 이 때 조선은 쌀을 빌려주고, 추수하는 가을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는 '춘대추납'제도로 정책을 운영했다. 신청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관청에서는 지급 장부를 만들의 환곡을 지급했다. 하지만 최초에 정한 환곡 이자율 2%로는 운영이 어려워 16세기 중반에는 10%정도로 정하고, 이자는 지방 재청에 충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흉년으로 툭하면 곳간이 바닥났고, 이로인해 원금도 탕감했으며 열악한 저장 기술로 자연 손실도 발생하고, 관리들의 횡령문제도 끊이지 않게 된다. 또 행정적인 문제까지 생겼고, 결국 모든 피해는 백성들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인 국민연금과 환곡을 비교하면서 장단점을 찾는다. 그리고 이 제도들이 운영된 환경은 상당히 다르지만 역사 속에서 사회보장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라는 것에서 그 의의를 찾는다. 지난 간 것을 그저 과거로 치부하지 않는 자세와 또 이 모든 것을 알고, 통찰력을 가지려는 자세에서 배울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취약 계층 지원 정책을 아동, 노인, 여성, 장애인, 노비 복지 영역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책이 어렵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았고, 만화.그림.고서.도표 등 조선시대 당시의 자료를 첨부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지금의 정책이 조선보다 더 체계적이고, 실현 가능성 높겠지만 과거 정책 시행으로 인한 효과라던지 결과는 눈여겨 볼 만한 일이라 생각된다. 또 백성을 위한 정책들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조선이 사람을 근간으로 하는 나라였음을 증명하는 것 같았고, 당시 왕이나 사대부들의 긍정적인 면모라 여겨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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