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예서의시 18
박천순 지음 / 예서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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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천순

시인은 2011년 계간 ‘열린시학’ 가을호(제27회 신인작품상)에 <붉은 브레이크>외 3편으로 등단했다.

 

 

오랜 만에 읽는 시집이라 그런지 괜스레 설레면서 기다려진다.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시를 통해 공감하고, 덩달아 내 마음도 이해 받을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가족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마음 성찰, 길 위에서, 봄에 관한 시 등 총 5부로 나누어져 있다.

 

시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니라 읽는 동안 어떤 부분은 무척 어렵게 느껴졌지만 또 어떤 글귀들은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시어들이 나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심연 속에서 떠돌아다니기만 하던 감정의 조각들이 나란히 열을 맞추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때론 네 맘이 내 맘 같지 않아도

기쁨도 슬픔도 나누어

배가 되고 반이 되는 마법 부려보자

하얀 케이크 위에서 흔들리는 촛불

마음 밭에 사랑 꽃 예쁘게 피워보자

아까운 시간 곱게 포장하여 가슴에 품는다

p.37, '고마워'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족의 사랑'에 관해 노래하는 시들이 인상 깊었는데, 그 중 '고마워'라는 시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화자는, 57세 엄마의 생일날 온 가족이 모여 한정식 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글 속에 담는다. 함께이기에 기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가고야 말 찰나의 순간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곱게 포장해 가슴에 품고싶다'는 화자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간다.

 

가만히 기대본다

슬프고 다정한 가슴

바위가 나지막이 노래 부른다

내 호흡을 엮어서 만든

꽃 이파리야

내 품에 안겨 숨을 고르렴

네 머릴 쓰다듬는 바람을 느껴 봐

이끼도 통증도 네 발치에서 쉬게 하렴

p.38, '아버지 바위' 중에서.

 

읽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들이 좋은데, 이 시집에서는 그런 글들이 제법 많이 보여서 시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이 지나 지금과는 다른 계절이 되면 이 시들을 다시 읽어보려한다.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읽힐려나. 이 또한 재미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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