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고 슬퍼서 아름다운 것들 - 한 글자로 시작된 사유, 서정, 문장
고향갑 지음 / 파람북 / 2022년 1월
평점 :


저자 고향갑
대학을 중퇴하고 글을 쓰며 노동현장을 전전했다. 조선소와 그릇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으며, 노동야학에 참여하며 ‘삶의 시울 문학’에서 습작했다. 이후, 오래도록 글 쓰는 일을 찾아 ‘글 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다.
<작고 슬퍼서 아름다운 것들>은 총 예순 아홉 꼭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제목이 '한 글자'인 것이 특징인 산문집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것들, 그가 생각하는 것들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동현장을 전전하면서도 글 쓰는 걸 놓지 않았다는 저자의 삶이 글 속에도 투영되어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고민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연유때문인지 저자의 글에는 외로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문제는, 닮고 싶음이든 닮음이든 그곳이 밥을 해결해주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닮고 또 닮아도 내가 톨스토이가 될 순 없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될 수도 없습니다. 장르와 상관없이 글이 곧 일인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피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앞에서 글은 속수무책입니다. 글은 글이고 밥은 밥일 뿐입니다. 자본이 주인인 세상에서 넘어진 하루를 일으켜 세우는 건 글이 아니고 돈입니다. 그럼에도 밥을 뒤로하고 글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글이 밥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여느 산문집이 그러하듯 나와 저자가 모든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어렵기도 하고,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글들도 있었다. 또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 공감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하고,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에 관해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나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글들도 꽤, 여럿 있었다. 이런 점이 내게는, 산문집을 읽는 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