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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부모도 처음이라 - 내 아이의 마음을 여는 청소년 심리 코칭
쑨징 지음, 이에스더 옮김 / 프롬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저자 쑨징
다양한 심리건강교육 전문서적들의 편집, 출판했으며, 학술적 수준과 실제 지도력에서 중국 내에서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책은 저자가 심리건강 교육에 종사하면서 마음을 다했던 일들 중 16가지의 사례를 골라 소개한다. 아이의 건강한 심리세계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부모와 교사가 절대 미뤄서는 안 될 책임이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유독 예민하고, 감성 풍부한 딸의 사춘기가 걱정되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처음부터 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겨본다.
천성이 예민하고 온순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느끼는 법이나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나 교사는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그들의 마음속 진짜 감정을 간과하면 아이들의 성장에 보이지 않는 족쇄가 채워지고 그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게 된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은 사춘기 아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친구, 부모, 가족, 학업 등으로 인한 갈등과 혼란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면서 알려주기도 한다. 학계의 유명 이론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성 있는 조언들이라 '잘 새겨둬야지'하는 것들도 있었다. 여러 사례 중 인상 깊었던 건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아서 학교에 나가지 않는 원원의 이야기였다. 내향적이긴 했지만 선생님, 친구들과 별 문제없이 잘 지냈고, 수업 태도도 성실했던 원원은 큰 일이 있어서라기보다 가정에서 쌓인 작은 불만들로 인해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학교 활동에 참여하거나 쉬는 날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허락하지 않았던 엄마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설교 한 보따리뿐이었다. 이런 엄마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그녀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저자는 원원의 마음 속 갈등을 짚어내며 그녀의 신임을 얻었고, 엄마가 학교 생활에 간섭하지 않게 중재를 할테니 약속하신다면 다시 학교에 나올 것을 제안한다. 이후 원원의 엄마를 만나 왜 그렇게 아이의 학업에 신경을 쓰게 되었는지 묻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부는 원원을 오래 돌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혼자 남을 아이에게 능력, 재능, 지위를 만들어주는 것만이 이 걱정을 해결할 방법이라고 여기게 된다. 방법에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아이를 위한 것이었기에 저자는 원원에게 엄마의 마음을 알려준다.
이들 모녀를 보면서 내가 딸을 대하는 태도가 원원 엄마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상황을 이해 받고 싶었던 딸에게 잔소리와 설교를 늘어놓을 때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말이 안 통하는 엄마는 되고 싶지 않았는데... 소통은 만병통치약이며 반성은 부모를 성장하게 된다는 글귀에 용기를 얻는다.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따끔한 충고를 들은 듯 하다.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아이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는 유익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