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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평점 :

저자 쥬느비에브 브리삭
1951년 10월 18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센생드니에서 육 년 동안 교사로 일하다가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편집자가 되었다. 1988년 첫 소설 <소녀>로 아카데미프랑세즈상을, 1996년 <엄마의 크리스마스>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에 나온 소설이다. 출간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이야기는 크리스마스를 이틀 남겨놓은 시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누크는 남편과 이혼 한 뒤로 아들 으제니오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픔을 주지 않는 엄마, 한없이 자애롭기만 한 엄마, 완벽한 엄마는 오로지 죽은 엄마밖엔 없을 거라고. 사실 내가 아들이 잠드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건 그 정적의 순간, 모든 것이 파르르 떨리는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싶어서다. 잠드는 아이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비로소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때처럼. 난 이런 내 행동을 이해하려 애쓴다.
p.18-19 중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새 한 마리 사달라는 아들 으제니오의 말에 그녀는 아들과 함께 새를 사러간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하는 순간, 아들의 얼굴은 밝지 않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아이에게 묻고 싶었지만 참기로 한다. 암컷 한 마리와 수컷 한마리. 그들은 두 마리의 카나리아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후, 점원이 말한대로 암컷인 줄만 알았던 수컷 카나리아 한 마리가 또 다른 수컷에 의해서 죽게 되고 약소하게 장례를 치워준다. 이후, 누크는 친구 마르타를 만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으제니오와 봉마르셰 백화점에 들러 장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초대할 친구도, 가족도 없는데... 이들은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까?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사흘동안 누크가 보낸 시간과 그녀의 생각들을 기록하고 있다. 뜬금 없기는 하나 '이상'의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의식의 흐름대로 구보씨의 하루 행적과 그가 했던 생각들을 담고 있는데, <엄마의 크리스마스>에서 누크의 행적과 생각이 구보씨의 그것과 닮아서 생각났던 것 같다. 이혼 후, 아이와 맞게 되는 크리스마스를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누크는 처량맞고, 외로워보였다. 또 한편으로는 편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용기를 내어 노력하는 부분에서 책임감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행복해지기 위해 애쓰는 그녀를 보면서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