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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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바야시 유카

나가노 현 출생. 어릴 때부터 영화 보기를 좋아했다. 26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로 올라와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학교에서 각본 쓰기를 공부했다. 이후 직접 쓴 소설로 다수의 상을 받았다.

 

<주간워시>라는 주간지에는 '기묘한 사건부'라는 코너가 있다. 이 코너는 매회 불가사의한 사건을 싣는데, 어느날 '11월 6일의 저주'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린다. 기사의 내용은 삼년 째, 매년 11월 6일이면 기묘한 자살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연이어지는 자살 사건 뒤엔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책은 첫 페이지부터 궁금증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난 책이었는데, 이 사건은 당시 중학생이었던 S라는 소년의 자살로 시작된다. 소년은 몇 명을 저주하겠다는 글을 노트에 남기지만 목을 그을 때 튄 피로 글은 알아볼 수 없었다. 사건은 단순 자살 로 마무리되었고, 다음해엔 소년의 엄마가 또 그 다음해엔 소년과 같은반이었던 Y가 투신자살한다.

 

S와 관련이 없지만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도키타, 소설은 도키타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에 시달리며 돈을 뺏기고 협박 당하는 도키타에게 바람난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는 기대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모든 걸 놓고 싶은 순간, 눈 앞에 나타탄 피에로 페니. 페니는 나쁜 놈들에게 복수하는 것을 돕겠다는 제안을 한다. 한편, 아들 S군과 아내를 잃은 가자미는 살아도 사는게 아니다. 그나마 학교폭력 유족끼리 서로 고민을 나누며 해결책을 조언하는 '라이프세이브 모임 게시판'으로 위로를 받곤한다. 가자미는 '죄지은 부모님'이라는 닉네임으로 고등학교 2학년생인 '하기노'와 대화를 하다 일년 전부터 은밀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이야기로 인해 하기노가 죽은 S와 겹쳐져 걱정이 되는데...

 

도키타가 당하는 폭력은 잔인하고, 극악무도해서 책으로 읽는데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실제로 이러한 학교 폭력에 노출된 채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는 아이들이 있겠지? 소설이지만 단순히 사건으로 치부해버리기엔 실제 우리 사회의 것들과 너무나 흡사하다. 또 생생한 묘사와 표현들은 피해자들의 고통히 고스란히 느껴져서 슬프고, 괴로웠다. 어쩌면 이 이야기로 하여금 우리 주변의 약자들을 돌아보라는 작가의 메세지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아저씨에게 계속 묻고 싶었던 게 있어. 인간은 말이야, 돌아갈 장소가 있으면 죽지 않아. 일테면 말이지, 아무리 학교나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가족이라는 돌아갈 장소가 있으면 자살 같은 거 안 해.

....(중략)

그러니까 말이야, 죽어버린 인간은 돌아갈 곳이 없었던 게 아닐까? 그런 결론이 나온다는 거지. 쉽게 말해 시게아키는 돌아가 도움을 요청할 가족이 없었다는 말이야. 그런데 우리만 질책하다니 이상하잖아.

P.178-179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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